어쨌든 대한LPG협회의 제안으로 기아 봉고3 LPG 모델을 시승하게 됐다. 올해부터 개정된 대기관리권역법 시행으로 1톤 디젤 트럭의 신규 등록이 금지됐다. 기왕 이렇게 된 거 현대차·기아에서 나서는 것보다 협회가 나서는 게 구색이 맞다.
2.5T-LPDi 엔진 모델은 수동일 때 138마력, 자동일 때 159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디젤 엔진보다는 18% 더 강력하다. 최대토크는 수동일 때 26.0, 자동일 때 30.0㎏·m로 디젤 차량과 동일하다.
가속 페달을 밟아보면 실로 나약했던 LPG 엔진의 힘은 느껴지지 않는다. 시원스레 나가는 건 마치 디젤차의 느낌이지만 정숙성과 힘은 가솔린차에도 못지않다.
가격은 더 비싸졌다. 기존 디젤 모델은 1815만원부터 시작했다. 고급형 모델은 2364만원까지. 봉고의 주 고객층인 영세 자영업자에겐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가격대다. 하지만 LPG 모델로 바뀌면서 시작 가격은 1983만원으로 168만원 차이가 난다. 유류세, 연간 기름값 등을 생각하면 합리적인 오름이다. 협회의 친절한 계산법에 따르면 연간 유류비는 약 54만원 절약된다. 3년 타면 이미 찻값은 본전을 뽑는다. 요소수 비용 절감은 물론, 친환경 차량 적용으로 공영주차장 등에서 할인 혜택을 받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를 띄울 수 있는 10.25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가 적용됐다는 것도 돈값을 한다.
단, 해당 조건들은 모두 공차 기준이다. 많은 짐을 싣고 오랫동안 운행을 해보진 못했지만 추측해 보건대 폭발력은 다소 약해지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여기에 성능을 떠나 LPG의 가장 큰 약점인 충전소가 많지 않은데도 자주 충전을 해야 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핸들 잠김 현상으로 시판 한 달 만에 리콜 위기가 생기긴 했지만 현대차·기아가 가장 많이 판다는 1톤 트럭이 LPG로 가닥을 잡은 만큼 더 많은 충전소가 생겨날 것은 분명하다. 이미 지난달 판매량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현대차의 포터2 LPG는 4927대, 기아의 봉고3 LPG는 3074대가 팔렸다. 충전소 찾는 문제가 아니라 차를 사는 데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답답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