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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장인화 시대 개막-4] 그룹 역량 하나로 융합해 ‘세계화’ 추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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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장인화 시대 개막-4] 그룹 역량 하나로 융합해 ‘세계화’ 추진해야

내수시장 안정화 설립 목표에 집중해 세계화는 저조하지만
일관제철소 건설, 거래처 확대, 자원개발 등 잠재력 높아
철강과 상사‧건설‧이차전지‧자원개발 등 그룹사 역량 모아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 세계시장에서 새로운 기회 창조해야

포스코그룹이 오는 21일 장인화 후보를 새 회장으로 선임하고 새롭게 출발한다. 현재 철강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 위기 상황에 처했으며, 신수종 사업인 이차전지도 시황이 좋지 않다. 이런 가운데 포스코그룹을 이끄는 장 후보가 어떻게 위기를 타개해 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장 회장 선임을 앞두고 그가 향후 포스코그룹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에 대해 5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 글 싣는 순서
1. ‘자랑스러운 포스코’를 재건한다
2. 모태사업 ‘철강’ 경쟁력 강화한다
3. 이차전지 ‘컨트롤 타워’ 세워야
4. 계열사와 ‘세계화’ 재추진 필요
5. 기업문화 ‘製鐵保世’로 진화한다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장인화 후보(왼쪽에서 다섯 번째)가 포스코 철강솔루션마케팅실장으로 근무하던 2015년 11월 5일 경기두 수원 대우건설 기술연구원에서 포스코와 대우건설이 육상 저장탱크용 강재 및 고효율 용접기술 공동 개발에 대한 협약식에 참석해 양사 임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그룹이미지 확대보기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장인화 후보(왼쪽에서 다섯 번째)가 포스코 철강솔루션마케팅실장으로 근무하던 2015년 11월 5일 경기두 수원 대우건설 기술연구원에서 포스코와 대우건설이 육상 저장탱크용 강재 및 고효율 용접기술 공동 개발에 대한 협약식에 참석해 양사 임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그룹
'장인화의 포스코그룹'이 성장을 위해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는 ‘세계화’다. 이를 위해서는 ‘제조업’으로만 인식되는 사업구조를 ‘솔루션‧서비스업’으로 진화 발전시켜야 한다.

미‧중 무역분쟁이 촉발한 자국 우선주의는 글로벌 공급망의 단절을 불러왔고, 기존 선진국은 물론 의존해 왔던 제3세계 국가들도 자국 산업 우선주의 정책을 표면화하고 있다. 철강산업에 한정해 놓고 본다면 전 세계 조강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은 미국의 통상 분쟁에 따른 수요 산업의 침체 영향과 자국 경제 둔화 등 이중고를 타개하기 위해 저가 공세를 더욱 강화해 세계 시장 진출을 확대하면서 시장 구조를 바꾸고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 벤치마킹 대상인 일본은 ‘메이드 인 저팬’을 앞세웠던 주요 제조업체들이 붕괴하자 일본 내 고로(용광로)를 폐쇄하고 역시 다른 국가로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자동차, HD한국조선해양의 조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의 가전 등 철강 수요 산업이 건재한 덕분에 내수 시장이 상대적으로 탄탄하지만, 현 상황이 영원히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하기 어렵다. 국내산업과 내수 시장 안정을 1차 목표로 둔 덕분에 상대적으로 세계화를 늦춰온 포스코도 이제는 전략의 기본 방향을 대전환해야 한다.

포스코그룹 철강 부문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63조5390억원이었으며 해외 매출은 20조4940억원으로 32.25% 비중을 차지했다. 영업이익은 2조5570억원 가운데 1940억원으로 7.59%에 불과했다.
중국과 일본, 인도 등 다수의 경쟁자 격돌하는 해외 시장에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것을 수치로 보여준다. 하지만 이는 제품 판매 측면에서만 산출한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뉴 삼성’은 그룹 사업을 융합해 고객이 미처 파악하지 못한 잠재적 욕구를 채울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새로운 방식의 사업구조로의 전환을 추구하고 있다.

포스코그룹도 삼성 등 주요 대기업의 융합 전략을 구사한다면, 세계화를 더욱 키워낼 수 있다. 잠재력은 충분히 마련했다.

2000년대 초반 FI(재무적투자자)를 등에 업고 적대적 인수‧합병(인수·합병)을 추진하며 철강업계를 충격으로 몰고 간 룩셈부르크의 아르셀로미탈을 대두로 포스코그룹은 세계화 진출을 본격화했다.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멕시코, 태국 등이 일관제철소와 철재 가공센터를 설립하고, 일본 토요타를 비롯해 주요 완성차업체에 자동차 강판을 공급하는 등 해외 거래처도 꾸준히 늘려 나갔다. 철광석 등 자원개발 시장에서 이방인에 불과했던 포스코는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호주 로이힐 광산에 투자해 성공을 거두면서 이 부문에서도 큰손으로 자리매김했다.

과거 대우그룹에서 세계 경영을 사실상 진두지휘했던 종합 무역상사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 인수는 포스코그룹의 세계화를 촉진했다. 인수를 계기로 미얀마 가스전과 호주 세넥스 인수 등 에너지 개발을 수익 창출 사업으로 끌어올렸다. 포스코 이앤씨는 해외 건설사업을 주도하며 ‘포스코’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 데 이바지했다. 여기에 세계 최초로 원료 개발부터 부품 생산까지 전 밸류체인을 구축한 이차전지 소재 사업이 더해지면서 포스코그룹은 전동화 추세의 핵심인 배터리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장 후보가 해내야 할 일은 포스코그룹 각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세계화 역량을 하나로 모아 고객에게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내는 것이다. 가장 잘하고 있는 철강 사업의 노하우를 활용해 볼만 하다.

철강산업은 한 국가의 산업과 경제의 성장에 맞춰 진화해 왔다. 의식주를 해결하기에도 버거웠던 시절의 철강은 수저와 그릇, 냄비, 지붕, 철골 등을 만드는 수요가 대부분이었다. 산업화로 중화학 산업이 태동하면 열연‧냉연강판과 후판과 같은 산업용 철강재를 생산한다. 자동차 등 고도 기술 산업 시대에는 기가스틸 등 첨단 고부가가치 철강재를 생산한다. 이러한 성장 과정을 포스코그룹은 모두 경험했다. 이는 목표 고객과 국가에 경제‧산업 성장을 위한 ‘솔루션’을 다른 어떤 기업보다 포스코그룹이 가장 확실히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철강 경기의 하락으로 주요 철강업체들이 매출과 수익하락이라는 공통된 위기를 겪고 있으나 철강재 생산과 판매에 의존하는 사업구조에만 치중해 변화의 방향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라면서, “포스코그룹이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고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에 성공한다면 다른 철강업체들에도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