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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10분 내 충전"...글로벌 배터리 전쟁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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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10분 내 충전"...글로벌 배터리 전쟁 격돌

배터리 업체들 충전 시간 줄이기 경쟁
LG엔솔, 삼성SDI 등 10분 내 충전 목표
중국 CATL 등도 급속 충전 기술 찾아내

그래픽=김예솔 기자
그래픽=김예솔 기자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이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충전 시간' 줄이기에 나섰다. 공통적으로 '10분 이내' 충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 시간은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해 큰 차이가 나 전기차를 이용하거나 구매 예정인 소비자에게 불편함을 주는 요인 중 하나였다. 하지만 업체들이 밝힌 목표에 도달할 경우 이런 장벽은 사라진다. 전기차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리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배터리 업체들은 급속 충전을 실현하기 연구·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셀 제조 업체는 물론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 등도 배터리 충전 시간을 줄이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 도래하기 위해서는 성능보다는 빠른 충전을 통해 소비자에게 더 높은 편의성을 주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충전 속도는 느린데 1회 충전 시 약 700km 주행이 가능한 것보다는 400km를 달리더라도 빠른 충전을 여러 번 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충전 시간 8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배터리 셀과 팩,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을 유기적으로 관리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김석구 LG에너지솔루션 상무는 "8분 정도면 '급속 충전이 되지 않아 전기차를 못 산다'는 우려 부분은 해소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정한 목표"라고 했다. 삼성SDI는 2026년까지 9분 충전 시 600km를 목표로 한다. 지난 인터배터리에선 업계 최초로 9분 만에 8%에서 80%까지 셀 충전이 가능한 초급속 충전 기술을 발표하기도 했다. SK온은 5분 충전으로 300km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를 2030년까지 개발한다고 밝혔다. 급속 충전 시간을 18분에서 15분으로 단축한 SF+ 배터리도 최근 선보였다.

중국 업체들도 급속 충전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CATL은 최근 배터리 충전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을 찾았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쩡위친 CATL 회장은 "배터리 충전 시간을 10분으로 단축시킬 수 있는 기술을 찾았다"고 한 외신 인터뷰를 통해 공개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는 더 빠른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를 함께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10분 급속 충전으로 400km를 달릴 수 있는 LFP 배터리 신제품 '션싱(Shenxing)'을 공개했다.

충전 시간 단축을 위한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는 전기차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술로 급속 충전 기술을 꼽고 있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처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주행거리 싸움이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주행거리는 평균 4~500km까지 올라왔다며 "이제는 소비자들의 요구사항이 긴 주행거리가 아닌 빠른 충전을 원하고 있어 우리도 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