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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내년까지 400억 투자 '국산 전투기 엔진 공장' 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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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내년까지 400억 투자 '국산 전투기 엔진 공장' 완공

2030년대 중반 1만 5000 파운드급 개발완료 목표
민관군 협력 항공엔진 생태계 구축, 세계시장 진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산 전투기 엔진 개발에 나선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총 400억 원을 새로운 항공기 엔진 공장에 투자할 계획이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이미지 확대보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산 전투기 엔진 개발에 나선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총 400억 원을 새로운 항공기 엔진 공장에 투자할 계획이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국내 최대 방산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국산 전투기 엔진 개발을 위해 2025년까지 총 400억 원 새로운 항공기 엔진 공장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2030년대 중후반까지 1만 5000 파운드 출력의 터보팬 엔진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15일 경남 창원 1사업장에서 '항공엔진 1만대 출하식'과 '스마트 엔진 공장 착공식'을 연달아 개최하며 항공엔진 사업의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번 계획은 정부가 항공엔진을 방산 분야 신성장·원천기술로 지정한 데 따른 것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를 통해 국산 전투기 엔진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국산 엔진 개발로 자주국방 강화


이 발표는 한국 정부가 지난해 첨단 항공기 엔진을 국내 방위력 강화를 위한 15개년 계획의 투자 대상으로 지정한 이후 나온 것이다. 현재 항공기에 탑재되는 엔진 기술을 자체 개발한 나라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국 등 6개국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한국이 항공우주 분야에서 더욱 성장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979년 공군 F4 전투기용 J79 엔진 창정비 생산을 시작한 이래 45년간 항공기, 헬기, 선박 등의 엔진 총 1만대를 생산하며 국내 항공엔진 산업 발전에 기여해 왔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번 행사를 통해 밝힌 미래 비전이다. 회사는 현재 미국 GE사의 라이선스를 활용해 제작하고 있는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탑재용 엔진뿐만 아니라, 2030년 중반까지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탑재용 엔진과 동급 수준인 1만 5천 파운드급 엔진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단순한 엔진 국산화를 넘어, 해외 업체의 면허 생산에서 벗어나 전투기급 독자 엔진 기술을 확보하여 자주국방에 기여하고 글로벌 항공엔진 시장에 본격 진출하겠다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야심찬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다.

스마트 엔진 공장 건설 및 첨단 기술 개발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5년까지 약 400억 원을 투자하여 5천 평 규모의 '스마트 엔진 공장'을 건설한다. 이 공장은 디지털 정보통신기술(IT) 기반의 품질 관리 및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여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품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예정이다.
또한 인공지능(AI) 및 유무인 복합 운용 등이 요구되는 6세대 전투기 엔진의 핵심 기술인 '엔진 일체형 전기 시동 발전기'(E2SG)와 세라믹 복합소재 개발에도 투자하여 미래 전장에 대응할 수 있는 첨단 엔진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 협력업체들과 함께 항공엔진 분야 생태계를 조성하여 독자 엔진 개발을 추진하고, 이를 기반으로 무인기, 민항기 등의 엔진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또한, 방산 분야 신성장·원천기술로 지정된 항공엔진 기술의 성장 잠재력을 바탕으로 미래 방산 수출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미국의 GE, 프랫 앤 휘트니, 프랑스의 사프란 사프파 등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 항공기 엔진 부품을 제작 및 조립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한 선박과 미사일용 엔진도 자체 제작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기 부품 제조업체로 시작해 현재 세계 곡사포 수출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2023년 말 기준 수주 잔고는 28조 3천억 원에 이른다. 이 회사는 K9 곡사포, 천무 로켓 발사기, 레드백 보병전투차량 등의 무기를 판매하고 있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수요가 급증하면서 2023년 매출 9조 3,600억 원 중 44%를 차지했다.

항공우주 사업, 특히 엔진 조립 및 부품 제조는 지난해 매출의 17%에 불과했지만, 한화는 전시는 물론 평시에도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화는 이달 초 반도체 장비와 영상감시 사업 부문을 분사해 매출의 약 16%를 차지하던 사업부를 떼어내고 방산과 항공우주 사업에 집중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화가 항공우주 분야에서의 성장을 위해 더욱 집중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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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