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15일(현지 시각) 자국에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을 투자하는 삼성전자에 반도체 법에 따라 보조금 64억 달러(약 9조원)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미국의 인텔과 대만의 TSMC보다 금액은 적지만 삼성의 투자 규모를 생각하면 파격적인 대우다.
미국 정부와 삼성전자의 결정에 텍사스 지역 언론들은 현지에서 창출될 일자리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환영했다.
NBC 계열 지역방송사 KXAN은 "삼성전자가 텍사스 테일러시에 400억 달러(약 55조원) 이상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시설을 짓게 된다"며 "이는 지역의 인력 양성과 개발에 활용되고 최소 2만15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했다.
나아가 삼성전자의 신규 투자계획은 미국이 진행하고 있는 반도체 제조 기반을 자국 내에 두고 반도체 패권을 쥐겠다는 계획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세계적인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들이 북미에 집중된 만큼 삼성전자 신공장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이 중국과 벌이고 있는 반도체 주도권 경쟁에서도 유리한 입장을 점유할 수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기념식에 참석한 아라티 프라바카르 미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은 "이번 투자는 오늘의 승리뿐 아니라 내일의 승리를 위한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사장)은 "우리는 단순히 생산시설만 확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현지의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하고 미국을 글로벌 반도체 생산의 종착지로 자리매김하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SK하이닉스에 HBM 시장 선두권을 뺏겼고, 최근 12단 제품을 내세워 역전을 꾀하고 있다. 나아가 미국에는 다양한 파운드리 고객사가 포진해 있는 만큼 향후 AI 반도체 시장 경쟁에서 고객사 확보에 유리한 입장이 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의) 고객사인 엔비디아 등 미국 기업들도 삼성 투자 확대를 반기고 있다"며 "향후 삼성전자의 AI반도체 경쟁력 강화와 더불어 미국의 반도체 주도권 강화에도 도움이 되는 결정"이라고 전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