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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유가·고환율에 기업들 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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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유가·고환율에 기업들 부담 가중

16일 원·달러 환율 17개월 만에 장중 1400원 넘어서
환율 상승에 기업들 외화차입금 이자비용 늘어날 전망
중동전쟁 우려에 국제유가 치솟아 원가 부담도 커져



16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한 환전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환율. 사진=연합뉴스
16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한 환전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환율. 사진=연합뉴스

국제유가에 이어 원·달러 환율이 크게 상승하며 기업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외화 부채 상환과 원자재 구매 비용 증가에 따른 원가 부담이 더 커질 전망이다. 기업들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400.24원까지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오른 것은 지난 2022년 11월 7일 이후 17개월 만이다. 앞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선 것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발 고금리 충격 등 세 차례뿐이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가 약하다"며 "국내 자산에 대한 안정성이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기업들의 외화 부채에 대한 이자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은행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비금융기업(기업) 대외채무는 역대 최대인 1626억1200만 달러(약 224조7297억원)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해 85억8380만 달러 증가했다. 대외채무는 기업이 상환해야 할 외화차입금, 외화사채 등 외화 빚이다. 업체별로는 지난해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이 8조6941억원, 삼성SDI가 5조171억원, SK하이닉스가 29조7348억원, 아시아나항공이 5조2903억원의 외화 빚을 지고 있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기업들의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점쳐진다. LG에너지솔루션은 원·달러 환율이 10% 오르면 순이익이 275억원 줄어든다. SK하이닉스는 3321억원, SK이노베이션은 2301억원, LG화학은 3598억원, 아시아나항공은 4602억원이 감소한다. 반대로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면 그만큼의 수익성이 개선된다. 허 연구원은 "원화가 약세일 때 상대적으로 영업이익의 상향 가능성이 높은 업종은 자동차, 호텔·레저, 필수소비 분야"라며 "반면 영업이익이 하향되거나 또는 업황이 좋지 않았던 업종은 반도체, 철강, 화학 등"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치솟고 있는 국제유가도 기업들의 원가 부담을 높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두바이유는 전날 기준 배럴당 90.26달러, 브렌트유는 90.02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5.36달러를 기록, 80달러 후반에서 90달러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높아진 국제유가에 고환율까지 겹치며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더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는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각각 10%씩 상승했을 때 국내 기업의 원가는 2.82%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를 해외에서 구매하는 기업들에게는 원·달러 환율 상승은 구매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했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큰 영향은 없다. 하지만 달러 강세가 계속될 경우 원가 비용이 늘어난다"며 "여기에 유가까지 올라 좋지 않은 업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