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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화의 포스코, 2026년 ‘脫고로 제철’ 원년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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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화의 포스코, 2026년 ‘脫고로 제철’ 원년 삼는다

광양 전기로 착공 이어, 포항도 연내로 검토 중인 듯
HyREX 시험설비도 2027년 준공 시기 앞당길 수 있어
중국 물량 공세에 친환경 제철 기술로 차별화 대응해야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오른쪽에서 둘째)이 지난 3월 22일 포항 4고로 개수 현장에서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포스코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오른쪽에서 둘째)이 지난 3월 22일 포항 4고로 개수 현장에서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의 포스코가 2026년을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방식과 관련해 전통적인 고로(용광로) 방식에서 탈피해 친환경 신공법으로 전환하는 첫해로 만들기 위한 방안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미 알려진 대로 단기적으로는 전기로 설비 확충이고, 중장기적으로는 수소환원제철 상용화인데, 이미 계획한 투자를 좀 더 앞당기면 시기를 2026년에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1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2월 6일 광양제철소에서 연산 250만t 규모의 전기로 공장 착공식을 개최한 데 이어 포항제철소 전기로도 연내 착공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에 신설할 전기의 연간 쇳물 생산량도 광양과 같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전기로는 포스코그룹이 천명한 저탄소 생산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첫 방안이다.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대표적인 환경오염산업으로 낙인찍힌 철강산업 체제를 개선하기 위한 단기 처방이기도 하다. 광양 전기로는 2025년 12월까지 건설하고, 2026년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가는 만큼 포항 전기로도 연내 착공을 개시한다면 이르면 6개월 간격으로 2026년에 양 지역 전기로를 모두 가동할 수 있다.

포스코그룹이 전 세계 철강업체와 협력을 통해 추진하고 있는, 고로를 대체할 진정한 꿈의 기술이라 불리는 ‘수소환원제철’ 상용화도 이 시기에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는 올해 1월 26일 포항제철소에 수소환원제철 개발센터(이하 개발센터)를 개소하고, 탄소중립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개발센터는 향후 포스코 고유의 수소환원제철 공법인 ‘하이렉스(HyREX)’ 구현의 전 단계인 시험설비 구축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국가안보 차원에서의 전략적 중요성과 국민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을 인정받아 국가 전략기술로 선정됐다. 개발센터는 2027년까지 연산 30만t 규모의 HyREX 시험설비를 준공하고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할 계획인데, 이 또한 시기가 좀 더 앞당겨질 가능성이 있다.

포스코는 약 30년 전부터 ‘탈(脫)고로’ 제철방식 개발에 매진해 왔으며, 그 결과 기존 생산방식에서 소결 공장과 코크스 공장이 필요하지 않은 ‘파이넥스(FINEX)’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파이넥스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발전시킨 기술이 HyREX다.
탈고로 기술 상용화는 시장 선점과 더불어 포스코가 생존을 위해 시급히 추진해야 할 과제가 되었다. 세계 1위 철강생산 국가인 중국이 자국 경제 위축을 수출로 만회하기 위해 물량을 대거 해외 시장에 쏟아내고 있는데, 올해 들어 월간 수출액이 1000만t을 넘었으며, 연간으로는 2016년 이후 8년 만에 1억t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투자자들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기준 강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무역 규제로 판로가 막힌 중국 철강업체들은 자국 내 친환경 설비 투자를 위해 기존 설비를 중동과 인도 등 제3지역으로 이전하거나 매각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기존 고객군을 지켜내고 신규 시장을 개척하려면,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외에도 친환경 제철을 선호하는 세계 시장의 수요를 충족시켜 차별화를 이루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면서 “현재 시장의 어려움은 세계 모든 철강업체가 겪고 있어, 대대적인 시장구조 개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럴 때 포스코가 좀 더 빨리 움직여야 할 필요성이 있으며, 장 회장이 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포항 전기로 착공 시기 등 이미 발표한 투자계획 변경 등은 현재까지 결정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장 회장은 지난달 21일 포스코그룹 회장 취임과 동시에 100일 일정으로 그룹사 사업장 현장 직원들과의 소통 경영을 진행하고 있다. 6월 28일 마무리한 뒤 포스코그룹 경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기로 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