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매출 ‘HD현대=삼성=한화’ 조선 빅3 ‘몸집’ 경쟁 치열

공유
0

매출 ‘HD현대=삼성=한화’ 조선 빅3 ‘몸집’ 경쟁 치열

올해 1분기 3사 모두 2조원 중후반대 실적 거둬
8년 만에 3사 동반 연간 매출 10조원 돌파 가능성↑
풍부한 일감, 규모의 사업 통해 수익성 더 높아질 듯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한화오션
13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 동반 흑자를 예고한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K-조선 빅3가 올 1분기 비슷한 규모의 매출을 올려 ‘몸집’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29일 K-조선 빅3가 발표한 올해 1분기 매출 실적(연결 기준, 잠정치)을 살펴보면, HD현대중공업이 2조9877억원, 삼성중공업 2조3478억원, 한화오션 2조2836억원을 기록했다. 약 6000억원의 차이가 있지만, 사실상 동일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비조선 부문은 쪼개고, 관련 부문은 합치는 등 사업 구조조정에 더해 3년치 이상 넉넉한 일감을 바탕으로 건조량이 늘면서 매출 면에서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선두인 HD현대중공업을 빠르게 추격하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연간 기준 매출 전망에서도 경쟁이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조선 빅3는 올해 연결 기준 연간 매출액이 1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기준 HD현대중공업이 11조9639억원을 기록하며 첫 테이프를 끊었다. 지주사 체제의 HD현대그룹이 조선·해양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 체제로 전환한 뒤 처음으로 연 매출액 10조원을 넘겼다. 건설기계와 전력기기 등 비조선 사업 부문을 독립시켰고, HD현대삼호와 HD현대미포 등과 함께 선박 영업 부서를 HD한국조선해양 체제로 일원화한 뒤 건조 물량을 배정받아서 거둔 성과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지난해 매출액이 각각 8조94억원, 7조4083억원으로 금액으로는 HD현대중공업에 한참 못 미쳐 보인다. 하지만 한화오션은 2021년 4조4865억원에서 2년 만에 3조원 이상 몸짓을 키웠고, 삼성중공업도 2021년 6조6220억원에서 급격히 매출을 키웠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증권사들의 의견을 모아 제시한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의 올해 연간 매출 전망액은 9조5918억원, 9조6609억원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악영향에도 불구하고 선박 건조를 원하는 선주의 요구가 강하고, 조선소 현장 생산인력 부족을 메우는 한편 노사 분쟁과 안전사고 등 악재가 없다면, 매출 10조원 달성도 어렵지 않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러면 한화오션은 2016년(11조1018억원), 삼성중공업은 2016년(12조8791억원) 이후 처음으로 연간 매출액이 10조원을 넘어선다. 수주 물량 대부분이 수출용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원‧달러 환율 상승 지속 현상은 환차익 효과도 거둘 수 있어 조선업계에 유리한 점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가능성은 더욱 높다. 에프엔가이드는 HD현대중공업의 경우 올해 매출 전망치를 13조2962억원으로 예상했다.
연 매출 10조원 달성은 K-조선 빅3가 규모의 사업을 통해 수익성을 더욱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대규모 장치산업인 가운데에서도 K-조선 빅3 조선소는 단일 조선소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크다. 조선소를 구성하는 설비‧장치를 가동하지 않으면 그만큼 고정비 부담이 늘어나는데, 연 매출 10조원은 이러한 고정비 부담 없이 100% 가동하면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그만큼 수익성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도 반드시 이익을 내야 하는데, 이러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 구조를 갖춰야 한다. 현재 K-조선 빅3의 상황이 그렇다”라면서 “시장 전망치는 차이가 있지만 3사의 매출 늘리기 경쟁은 그만큼 사업이 호황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라고 말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