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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태만상(82)] 티센크루프, 철강사업 매각 또 실패하나...연금 부담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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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태만상(82)] 티센크루프, 철강사업 매각 또 실패하나...연금 부담에 발목

독일 철강 생산업체 티센크루프스틸.이미지 확대보기
독일 철강 생산업체 티센크루프스틸.
미국의 US스틸, 영국의 브리티시스틸 그리고 독일의 대표적인 철강기업 티센크루프는 기업 전체 혹은 일부를 매각하며 힘겨운 시간을 보낸다. 한때 세계 철강산업의 중심축 역할을 했던 이 기업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경쟁력이 약화됐다.

독일의 티센크루프가 스테인리스스틸을 포함한 철강 부문을 매각한다는 계획은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일부에서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연금 충당금 때문에 매각이 또다시 무산될 것인가 의문을 제기하는 소리가 적잖이 들린다.
티센크루프 CEO는 철강 부문의 매각을 진행하면서 엄청난 압박을 받고 있는 듯하다. 티센크루프는 최근 들어 수십억 달러의 연금 충당금을 보유한 부실 철강사업부를 투자자에게 매각하려고 한다. 전임 CEO였던 마르티나 메르츠는 2023년 3월 티센크루프 스틸 유럽을 재무적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데 실패했고, 이후에는 포기했었다.

이런 와중에 체코의 억만장자 기업인 EPCG가 최대 50%까지 지분을 인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체코의 제안은 '의무 유로'보다 높아 보이지만, 연금 의무 인수는 안 하려는 눈치다. 티센크루프의 새로운 CEO는 수십억 유로에 달하는 문제의 해결책을 아직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뒤스부르크도 연금 의무도 없애고 싶어 한다.
이번 거래에서도 연금이 다시 한번 거래를 방해할지도 모른다. 병든 철강 제조업체가 납세자의 비용으로 인위적인 유지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티센크루프에 좋은 일이 아니다. 독일 정치인들은 30억 유로에 달하는 연금의 의무가 그들이 축적한 국가 금고에 기록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티센크루프의 철강사업은 어디로 가야 할까? 이 질문은 거의 1년 전 마르티나 메르츠에서 미겔 로페즈로 리더십이 전환되기 훨씬 전부터 티센크루프를 괴롭혔다. 2020년 승강기 사업부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이 소진되면서 철강 문제 해결은 시급성이 커졌다.

3월 말까지 엘리베이터 사업부 매각으로 발생한 170억 유로는 이제 35억 유로만 남았다. 철강사업부가 대기업 전체의 존립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성을 갖게 됐다는 점이 티센크루프의 현실이다.

OECD는 2025년까지 철강 수요와 공급의 격차가 더욱 확대돼 6억4400만t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EU 27개 회원국 조강 생산량의 5배가 넘는 규모다. 한편, 철강산업의 녹색 전환은 이제 막 시작됐다. 이 사업은 비용이 많이 들 뿐만 아니라 국내 철강 생산업체의 국제 경쟁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재 티센크루프는 일자리 감축과 함께 오랫동안 미뤄왔던 생산능력의 5분의 1 감축을 포함하는 기본 계획이 수립되어 있다. 철강 부문의 지분 20%를 초기에 인수할 계획인 다니엘리와의 예비 거래가 있었다. 이 움직임은 예측할 수 없는 체코 투자자에게 새로운 철강 개념을 개발하는 데 있어 발언권을 줄 것이다.

티센크루프에 있어 궁극적으로 50:50 파트너십을 목표로 하는 크르제틴스키의 영입은 매우 중요하다.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철강사업부나 모회사 모두 단독으로 변화를 관리할 수 없다. 연방정부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정부가 최초이자 어쩌면 유일하게 직접 감축 공장에 지급한 수십억 유로의 보조금도 이를 바꾸지 못했다.

미국 US스틸, 영국 브리티시스틸, 독일 티센크루프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철강 기업이지만, 현재는 주인이 바뀌거나 매각되는 등 어려움을 겪는다. 이는 '영원한 강자는 없다'는 냉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김종대 글로벌이코노믹 철강문화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