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SK온은 5000억원 규모의 30년물 채권형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했다. 2054년 6월 26일 만기인 30년물로 표면 이자율은 6.42%다. 영구채는 만기가 없거나 통상 30년 이상으로 만기가 긴 채권을 말한다. SK온이 영구채를 발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영구채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운영 자금'으로 쓰인다. 이에 1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나빠진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영구채는 자본으로 인정돼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온다. 아울러 생산시설 확충을 위한 자금 조달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계획된 자금 확보를 통해 SK온이 악화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앞으로의 투자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였더라도 가장 중요하면서도 시급한 것은 수익성 개선이다. 흑자가 나야 한다. 증권사들은 SK온이 올해는 물론이고 내년에도 흑자로 돌아서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SK온은 현재 주요 사업장의 수율을 90%대 초중반까지 끌어올렸다.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80%를 밑돌았던 수율이 올해 들어서며 크게 개선된 것이다. 이는 불량품 발생이 줄어들며 발생하던 추가 생산 비용에 대한 부담이 줄었다고 볼 수 있다.
고객사들의 신규 전기차도 출시됐거나 예정되어 있다. 포드는 지난달 유럽 자동차 시장에 이-트랜짓 커스텀을 출시했다. 아우디는 Q6 이트론을, 현대차는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아이오닉9의 출시를 예고했다. 불안정했던 제품 생산의 완성도가 높아져 추가 비용에 대한 부담이 줄었고, 여기에 안정적인 수요까지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배터리 시장이) 지금은 업황 악화로 무너질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우상향하고 있는 시장"이라며 "SK온의 경우 다른 경쟁 업체와 비교해보면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 위기를 잘 견디고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초기 가동 비용이라든지, 수율 안정화에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SK온의) 실적이 안 좋았다"며 "하지만 그 부분이 안정화되면서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