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현지 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수출 규제 당시 일본 기업 점유율이 높았던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불화 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이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일본 의존도가 높았던 불화수소 수입은 한때 완전히 중단되기도 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9년 8월 불화수소의 일본 수입액은 '0'을 기록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은 소재 국산화에 사활을 걸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일본 의존도 탈피를 촉구했고, 순도가 낮은 소재를 중심으로 국산화가 이뤄졌다. 미·중 갈등 속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과 맞물려 한국 정부는 '2030년까지 소재 국산화율 20%, 장비 국산화율 40%'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지원을 강화했다.
일본 기업들도 한국 기업과 협력을 이어갔다. TOK(도쿄오카)공업과 스미토모화학은 한국 내 포토레지스트 생산을 추진했고, 불화수소 수출 규제 해제 후 수출액은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1~5월 한국의 불화수소 수입액은 1191만 달러(약 164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하며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반도체 제조 난도 증가 속에서 한·일 반도체 업계는 다시 협력에 나서고 있다. 양국 기업들은 정치적 영향을 최소화하며, 세계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윈윈'할 수 있는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편, 일본의 수출 규제는 한국 반도체 업계에 일본 기술 없이는 첨단 제품을 만들 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을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됐다. 이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자립화 의지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고, 앞으로 한·일 반도체 협력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