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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자의 으랏차차]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가족 여행의 완벽한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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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자의 으랏차차]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 가족 여행의 완벽한 제안

카니발 하이브리드 9인승 모델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카니발 하이브리드 9인승 모델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얼마 전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족과 함께 기아의 신형 카니발 하이브리드를 타고 다녀왔다. 9인승 모델이었지만, 4열 시트를 접은 상태로 장거리 주행을 소화했다. 결과적으로 실내 공간과 주행 성능, 편의 사양까지 고루 갖춘 '패밀리카'의 전형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본격적인 가족용 MPV로서 ‘공간 활용도’ 측면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한다. 완벽하진 않지만, 가격을 더하면 완벽에 가까워진다.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1.6ℓ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덩치가 작지 않은데도 말이다. 시스템 총 출력은 약 245마력이며, 6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앞바퀴를 굴린다. 전기모터는 저속 구간에서 묵직한 토크를 제공해 주행 질감을 한층 부드럽게 만든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역시 연비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약 400km 언저리를 달리는 동안 대략 16km/ℓ 수치를 기록했다. 제원상 확인할 수 있는 복합 연비(14.2km/L)보다도 높은 수치다. 고속도로 위주의 운전 조건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효율성이 만나 만들어진 결과다. 대형 MPV라는 차급을 감안하면 역시 꽤 인상적인 결과다.

주행 질감은 SUV보다 부드럽고 안정적이다. 시트 포지션이나 시야 확보는 SUV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전반적인 승차감은 좀 더 낮고 묵직하게 깔렸다는 느낌을 준다. 고속 주행 시 차체 흔들림이 적고, 노면 충격도 잘 걸러주는 편이다. 전륜 기반이지만 코너링 안정감도 준수하다.
실내는 말 그대로 '이동식 거실'에 가깝다. 9인승 모델을 탑승했지만, 4열 시트를 접고 짐을 싣는 데 넉넉한 공간이 확보됐다. 4열을 접으면 골프백은 물론 대형 캐리어도 여유롭게 실을 수 있어 차박이나 캠핑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기자에게는 세 명의 아이들이 각자 자리를 차지하고도 공간이 남을 만큼 여유로웠고, 2열과 3열 시트 모두 리클라이닝 기능과 슬라이딩이 가능해 장거리 이동에서도 피로도가 적었다.

실내 마감재와 편의사양도 패밀리카다운 세심함이 느껴진다. 전 좌석에 USB 포트가 기본 적용돼 아이들의 태블릿 충전이 수월하고, 무선 충전 패드, 공기청정 시스템, 컵홀더와 수납함의 배치 등 가족 단위 탑승자의 생활 패턴에 맞춘 디테일이 만족감을 더한다. 특히 2열에 제공되는 열선·통풍 시트는 장거리 주행의 피로를 덜어주는 주요 포인트다.

주행 보조 시스템도 빼놓을 수 없다.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보조 기능이 결합된 형태로, 고속 주행 시 안정감을 한층 더해준다. 특히 차선 이탈 경고 및 조향 보조는 운전 중 집중력이 떨어질 때 유용하며, 경고음의 타이밍과 강도도 적절하게 설정되어 있어 거슬림 없이 자연스럽게 작동한다.

또 하나의 인상 깊은 요소는 카니발 하이브리드의 정숙한 실내 환경이다. 정속 주행 시 실내 소음은 억제되어 있어 가족들이 차 안에서 대화를 나누거나 음악을 감상하기에 최적화돼 있었다.

주차와 같은 저속 환경에서는 대형 차량 특유의 부담감이 있을 수 있으나,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이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는 보조 장치를 갖췄다. 전방·후방 센서, 서라운드 뷰 모니터, 후측방 경고 시스템 등 첨단 보조 시스템이 촘촘하게 배치돼 있어 좁은 주차장에서도 큰 불편 없이 조작 가능하다. 특히 SUV보다 짧고 각진 전면부 디자인은 전방 시야 확보에 유리하게 작용해 운전이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에게도 부담이 적다.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그 어떤 타입의 차, 그리고 동급 모델들을 통틀어 가장 평범하다. 원래 중간이 가장 힘든 법이다. 다시 말하면 가장 대중적이라는 뜻이다. 연비, 공간, 승차감, 주행 보조 기능까지 패밀리카로서의 미덕을 모두 갖췄다. 출중하진 않지만 말이다. 여기에 전동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춘 하이브리드가 현실적인 대안이 된다. 가족과 함께하는 장거리 여행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이 차는, 역시 '마음 놓고 달릴 수 있는 하이브리드 MPV'라는 타이틀이 꼭 들어맞는다.

카니발 하이브리드 9인승 모델 인테리어 사진=기아이미지 확대보기
카니발 하이브리드 9인승 모델 인테리어 사진=기아



육동윤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