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 가와사키중공업은 이마바리조선, 재팬마린유나이티드(JMU) 등과 함께 액화수소 운반선 건조 방안 수립을 위한 공동 연구에 착수했다. 이들은 각사의 시설과 인력 등을 활용해 액화수소 운반선 공동 건조 방안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향후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협력할 계획이다. 가와사키중공업은 액화수소 운반선 개발에 있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2년에는 세계 최초의 액화수소 운반선 '스이소 프론티어'(Suiso Frontier)를 건조해 호주로부터 액화수소를 시범 운반한 바 있다.
한국 조선사들도 액화수소 운반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초 로이드선급 등 국제 선급협회 소속 4개 기관으로부터 '액화수소 탱크의 진공 단열 기술'에 대한 기본승인(AIP)을 획득했다. 지난해에는 호주 최대 에너지 기업인 우드사이드에너지, 일본 선사 MOL 등과 함께 액화수소 운송 밸류체인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같은 해 12월에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 쉘(Shell)과 협력해 해상 액화수소 운송 기술 개발도 시작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9월 노르웨이 선급인 DNV로부터 8만 세제곱미터(㎥)급 전기추진 액화수소 운반선에 대한 AIP를 획득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2021년 영국 로이드선급으로부터 멤브레인형 액화수소 화물창과 16만 ㎥급 액화수소 운반선 개념 설계에 대한 AIP를 받았다. 정부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액화수소 운반선 민관 합동 추진단'을 출범시켰다. 추진단은 연구개발(R&D) 과제 간 협력, 실증 선박 건조 지원, 액화수소 기자재 공급망 구축 등에 집중하며 액화수소 운반선 상용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처럼 한일 주요 조선사들이 뛰어든 액화수소 운반선 시장은 향후 고성장이 예상된다. 2050년 시장 규모는 140조원, 선박 수는 200척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액화수소 운반선은 기체 수소를 영하 253도로 냉각해 액체 상태로 만든 후 선박에 실어 운송하는 선박을 말한다. 아직 상용화된 대형 선박은 없어 기술적으로 매우 도전적인 분야다. 이에 조선업계에서는 중장기 성장을 이끌 차세대 선박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