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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91위 오른 BYD '괴력'...K-배터리·완성차에 드리운 中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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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91위 오른 BYD '괴력'...K-배터리·완성차에 드리운 中 그림자

BYD, 3년 만에 436위→91위 수직 상승
기술 내재화로 급성장...韓업계 구조적 압박
LFP 배터리 확산..."대응 전략 재정비 시급"
BYD 2025년 포춘 글로벌 500 순위 톱100 진입 기념 포스터. 사진=BYD이미지 확대보기
BYD 2025년 포춘 글로벌 500 순위 톱100 진입 기념 포스터. 사진=BYD
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2025년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순위에서 91위에 오르며 '글로벌 톱 100'에 처음 진입했다. 2022년 436위에서 시작해 3년 연속 수직 상승한 결과다. BYD의 고속 성장 배경으로는 '기술 중심 내재화 전략'이 꼽힌다.

3일 포춘과 BYD에 따르면 올해 포춘 글로벌 500 순위에서 BYD는 지난해 143위보다 52계단 오른 91위에 올랐다. 2022년 426위로 첫 진입한 이후 2023년 212위, 2024년 143위를 거쳐 올해에는 톱 100의 벽을 넘은 것이다.

BYD는 자동차·전자·철도교통·에너지 등 4대 핵심 산업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29% 증가한 7771억 위안(약 149조2886억원), 친환경차(NEV) 판매는 41% 늘어난 427만대를 기록했다. 글로벌 NEV 스용차 판매 1위 자리도 3년 연속 지켰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성장이 단순한 시장 확대가 아닌 '기술 중심 내재화 모델'의 결과라고 진단한다. 배터리, 모터, 차량 제어 소프트웨어 등 주요 부품을 자체 생산하는 수직계열화 구조를 통해 기술 집약과 비용 절감이 동시에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BYD는 배터리·모터·전장·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수직통합 체제를 구축했고, 2023년 기준 R&D 인력만 약 10만 명에 이르며 1만3000건이 넘는 특허 출원이 급격한 성장 배경"이라며 "중국 내 급성장뿐 아니라 2021년부터 유럽·동남아·미주 수출 본격화, 유럽에 공장 건립 움직임이 병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BYD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주력하는 삼원계(NMC) 대신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기술을 고도화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같은 전략은 K-배터리 산업은 물론 외부 공급망에 의존해온 완성차 업계에도 구조적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황 교수는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NMC 중심으로 고에너지밀도 제품을 개발해왔지만, BYD의 LFP는 제조 단가 및 안전성 측면에서 더 낮은 단가로 제공 가능해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BYD 관계자는 "전기차 산업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파트너들과 열린 마음으로 협력해 지속적인 혁신을 이어가겠다"며 "고객을 최우선으로 삼아 더욱 뛰어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전 세계 파트너들과 함께 더 나은 기술 혁신과 브랜드 경쟁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BYD식 내재화 모델이 본격화되면 한국 배터리·완성차 산업의 대응 전략도 근본부터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황 교수는 "거시적인 측면에서 우리 기업들은 내재화, 소프트웨어·AI·플랫폼 역량 강화, 차별화된 기술 개발, 글로벌 생산 전략, 정책 체계 정비까지 병행하는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chel080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