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우라 "판매 금지해달라" ITC 제소하자…삼성, 美 법원에 '특허 침해' 맞소송
법적 리스크에 신제품 로드맵 '올스톱'…갤S26 언팩서 제외 유력
법적 리스크에 신제품 로드맵 '올스톱'…갤S26 언팩서 제외 유력
이미지 확대보기삼성전자가 헬스케어 웨어러블 시장을 겨냥해 선보인 '갤럭시 링'의 후속작 출시가 안갯속에 빠졌다. 경쟁사인 핀란드 헬스케어 기업 오우라(Oura)와의 특허 분쟁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법원에 오우라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지만, 법적 리스크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신제품 출시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9일(현지시각) 모바일 전문 매체 샘모바일(SamMobile)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가열되는 스마트 링 특허 전쟁과 이로 인한 '갤럭시 링 2'의 미래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美 텍사스 법원서 '특허 맞불'
삼성전자의 차세대 웨어러블 전략이 법적 공방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주 미국 텍사스 동부 지방법원에 오우라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 측은 소장을 통해 오우라가 자사의 특허 기술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이에 대한 손해배상은 물론 판매 금지 가처분(injunction) 명령을 내려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이로써 양사의 갈등은 단순한 신경전을 넘어 시장 생존을 건 특허 전면전으로 확산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오우라의 ITC 제소에 대응해 협상력을 높이고, 향후 시장 주도권 방어를 위해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내년 2월 언팩 공개 '불투명'
특허 분쟁의 격화는 제품 로드맵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초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 2월로 예정된 '갤럭시 S26' 시리즈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 링의 후속 모델을 공개할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해왔다. 그러나 현재 상황을 종합해 볼 때, 2026년 초 차기작 공개는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샘모바일은 한국 내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갤럭시 링 2에 대한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025년 한 해 동안 후속 모델이 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2026년 출시 여부마저 불투명해진 것이다. 매체는 "갤럭시 S26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 링 2를 기대하지 말라"고 단언하며, 삼성이 신제품 출시보다는 현재 진행 중인 법적 리스크를 해소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전략 수정에는 시장 상황의 변화도 반영됐다. 2024년 출시된 첫 번째 갤럭시 링은 초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견조한 판매량을 기록했으나, 이후 신제품 효과가 감소하며 판매세가 둔화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판매 둔화 시점에는 신모델 출시를 통해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것이 정석이지만, 오우라와의 소송전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신제품을 내놓기보다는 사법 리스크를 털어내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업 철수 아닌 '전열 재정비'
현재의 상황이 삼성전자의 스마트 링 사업 철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외신들은 삼성이 스마트 링 폼팩터를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한다. 다만, 현재의 '림보(Limbo·불확실한 상태)'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오우라와의 소송 이슈를 매듭짓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텍사스 법원 소송과 ITC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이 기간을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고 특허 방어막을 재정비하는 '숨 고르기'의 시간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오우라가 선점했던 시장에 삼성이 진입하며 촉발된 이번 '반지 전쟁'은, 기술력 경쟁을 넘어 치열한 법리 공방으로 번지며 차세대 웨어러블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