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차에 걸친 교섭에도 양측 의견이 합의되지 못했다는 어려운 상황은 이해되지만 해결방법 면에서 시위라는 강경 대응을 채택했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SK하이닉스의 시위를 보면서 든 생각은 SK하이닉스와 나란히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을 책임지고 있는 삼성전자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처우와 임금 문제로 노사 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어려운 회사 상황에도 불구하고 사상 처음으로 파업사태까지 벌어진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는 정반대 경우다. 삼성전자는 회사 상황이 어려웠지만 SK하이닉스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상황이 매우 긍정적이다. 그럼에도 노사 간 의견 충돌은 시위까지 벌어져 사태가 악화됐다.
노조 측과 사측, 어느 쪽의 요구가 정당한지는 따져봐야 하지만 중요한 것은 노조 리스크가 회사 운영에 큰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경쟁사인 대만의 TSMC는 분명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보다 근무시간 등에서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파업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접해본 적이 없다.
노조와 사측 어느 한쪽을 탓하기보다 의견 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 이를 중재하거나 개선안을 제시할 수 있는 방안의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정부나 기업, 노조 등 모두가 합심해 중재기관을 만들거나 최소한 노사 문제가 시위나 파업으로까지 연결돼 기업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사태를 막을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