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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상의 회장 "기업 규모별 규제가 성장 인센티브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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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상의 회장 "기업 규모별 규제가 성장 인센티브 약화"

대한상의·한경협·중견련, '경제성장포럼' 출범식
"성장 중소기업 지원, 대기업 되는 것 지원해달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제인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공동 개최한 '기업성장포럼 출범식'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이미지 확대보기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제인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공동 개최한 '기업성장포럼 출범식'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4일 "성장을 하지 않는 지금 사이즈(규모)별 기업 규제를 하면 성장 인센티브가 떨어진다"며 "규모별 기업 규제를 철폐하고, 성장하는 기업을 지원해달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제인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공동 개최한 '기업성장포럼 출범식'에서 기조 연설자로 나서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해가 지날수록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는 가운데 매출 증가율이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에서 더 낮게 나타난 원인으로 기업 규모에 따른 규제를 지적했다. 규모별 규제를 피하기 위해 기업들 사이에서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 규모에 머무르려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대한상의와 김영주 부산대 교수 연구팀의 '차등규제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도약하면 규제 94개를 새로 적용받았다.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커지면 규제가 329개로 늘어났다.
최 회장은 "(1994년부터 2024년까지) 지난 30년 동안 민간의 경제 성장 기여도가 8.8%포인트(P)에서 1.5%P로 떨어졌다"며 "제조업을 기준으로 연간 매출액 증가율이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에서 떨어지는 속도가 더 컸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생태계 안에서 중소기업에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하고, 대기업으로 갈수록 규제가 커졌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작은 기업이 규모를 키우지 않으려는 '현상 유지'로 민간 경제의 성장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최 회장은 "중소기업 1만 개 중 4개가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동안 중견기업 100개 중 1∼2개만 대기업으로 가고 있다"며 "기업 스스로 성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속 경제 성장을 한다는 가정 아래에서는 기업 규모별 규제가 맞지만, (경제성장률이 낮아진) 지금은 틀리다"며 "기업 규모별 규제 문제를 고쳐 주시기만 하더라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자산 기준 5000억원, 2조원 규모에 따른 기업 규제 허들의 큰 틀을 해소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최 회장은 "중소기업을 보호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성장하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대기업이 되는 것을 '칭찬'해 달라"며 "그래야 성장 모멘텀이 계속 생기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같이 파이를 키워서 나눌 수 있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계 무역 질서가 자국 우선 보호무역주의로 변화되면서 중소기업의 어려움은 물론 대기업도 비상 상황에 걸려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들이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정부가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여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송승헌 맥킨지 한국오피스 대표는 기조강연에서 "기업 성장을 위해서는 정부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기업 스스로 성장 로드맵을 구축할 수 있도록 시장에서의 안전장치와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