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500명 정식 파견하는 데 6개월 넘게 소요…사실상 원청 아니면 비자 받기 어려워
삼성전자, 테일러 파운드리 조기 가동 추진해왔지만 이번 사태로 일정 차질 '불가피'
삼성전자, 테일러 파운드리 조기 가동 추진해왔지만 이번 사태로 일정 차질 '불가피'

8일 업계에 따르면 합법적으로 미국 정부로부터 비자를 발급받아 국내 인력을 파견하는 데 적어도 수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만의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TSMC가 대표적인 경우다. TSMC는 2023년 6월 애리조나주 팹(Fab)의 빠른 가동을 위해 장비 설치 등의 대만 전문인력 500명의 비자를 미국 정부에 신청했다. 미국 정부는 다음 해 1월에나 이들의 비자를 허락했고, 그마저도 현지 노동조합으로부터 일자리를 빼앗겼다는 명목으로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미국 정부의 규정대로라면 미국에 공장을 짓고 시설을 가동하기 위한 인력 파견에만 6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셈이다. 통상 기업들은 미국에서 근무할 직원을 파견할 때 주재원 비자(L-1 또는 E-2)와 전문직 취업(H-1B) 비자를 신청한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현지 인력 활성화를 위해 한국 인력의 파견을 반기지 않는다. 오죽하면 H-1B 비자를 발급받은 한국인이 수년째 2000명 안팎일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취업비자는 원청기업을 제외하고 허가받는 것이 불가능하다"면서 "TSMC도 전자여행허가(ESTA)나 단기상용(B-1) 비자를 활용하는 방안이 막히면서 애리조나 2공장 완공을 2028년으로 연기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당초 삼성전자는 11월 생산라인의 ‘클린룸’ 공사를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장비를 도입해 조기 공장 가동에 나설 예정이었다. 이에 파견 인력과 장비 발주 시점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사태로 계획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6월 “ESTA를 활용한 출장 중 취지에 맞지 않는 일정 운영으로 입국이 취소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미국 출장 임직원들에게 주의 사항을 당부한 바 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