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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엑소더스]노사관계서 '을'된 삼성·SK하이닉스…현지 생산 해결책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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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엑소더스]노사관계서 '을'된 삼성·SK하이닉스…현지 생산 해결책 될까

현지 공장 건설해 인건비·물류비 절감하는 전자업계…대표적 사례
중국 공장 비율 30% 이상…미국 공장 가동시 국내 생산 비중 축소 '유력'
SK하이닉스 노동조합이 지난달 12일 이천캠퍼스 수펙스센터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진행중인 모습. 사진=SK하이닉스 노조이미지 확대보기
SK하이닉스 노동조합이 지난달 12일 이천캠퍼스 수펙스센터에서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진행중인 모습. 사진=SK하이닉스 노조
SK하이닉스의 '1인당 평균 1억원'의 성과급 결정에 삼성 5개 계열사 노조가 성과급 제도 개선을 요구하면서 반도체 업계가 다시 노조리스크에 휩싸이고 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노조리스크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자칫 해외생산 비중 확대를 고려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업계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사상 첫 파업사태를 겪은 데 이어 올해는 SK하이닉스가 파업 직전까지 몰렸다 임금협상이 타결되면서 위기를 넘겼다. 임금협상이 타결된 것은 SK하이닉스측이 노조의 요구안을 수용하면서다. 사실상 노사관계에서 사측이 '을'이 된 셈이다.

반도체 업계의 특성상 파업은 사업의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반도체부품이 제품의 일부에 해당하는 만큼 반도체 생산이 지연되면 제품 생산도 지연된다. 반도체 공장이 24시간 가동되는 공장이라는 점도 파업에 불리한 요소다. 한번 장비가 멈추면 재가동에만 수일~수주가 필요하고 이에 회사는 수백억에서 수천억까지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인공지능(AI) 기술 대두로 반도체 산업이 호황이라는 점도 노조에는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회사는 노조가 파업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면 사실상 대처 방안이 없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업계는 특성상 외국인 근로자도 채용할 수 없어 노사관계는 항상 쉽지 않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고려되는 방안은 현지 생산 비중 확대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가전업계다. 가전업계는 세계 각국에 공장을 건설해 인건비와 물류비 절감 효과를 누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우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미국에 공급하는 식이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하고 있는 반도체 팹 전경.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하고 있는 반도체 팹 전경. 사진=삼성전자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해외생산거점인 중국공장의 생산 비중은 전체 생산량의 평균 30% 이상을 차지한다. 삼성전자 시안 공장은 낸드 플래시 생산량의 35~40%를 담당하고 있고 SK하이닉스 우시 공장은 D램의 40%, 다롄 공장은 일부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중인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가 올해나 늦어도 내년 가동되기 시작하면 해외 생산 비중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주에 반도체 패키징 공장 건설을 추진중인만큼 국내생산 비중 축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산업의 특성상 가전업계처럼 현지생산 비중을 크게 늘리기는 쉽지 않다 "면서도 "주요 고객이 미국 빅테크 기업인만큼 미국 공장이 완공되면 생산의 상당부분을 책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