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여파, 현장 흔드는 강경 노조
국내 대기업 미국 생산시설 확대 현실화
국내 대기업 미국 생산시설 확대 현실화

7일 업계에 따르면 노란봉투법이 시행되자 기업들은 일제히 혼란에 빠졌다. 손해배상 청구가 제한되자 노조의 파업 수위는 더 높아졌다. 현대차 노조는 이달 들어 7년 만의 부분파업에 돌입했고, 조선과 철강 노조도 동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울산과 거제 일부 생산라인 가동 중단이 현실화됐다. 업계에서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너무 노동자에게 편향된 법안이 발효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미국의 15% 관세는 수출길을 가로막았다. 자동차, 철강, 조선은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전기차는 미국 현지에서 평균 6000~8000달러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노조는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고 있다.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을 이용해 임금 인상과 고용 보장을 강력히 요구한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인상, 성과급 확대, 정년 보장까지 요구안을 올렸다. 산업 생존 위기와 노조 이해관계가 정면충돌하는 모순이 반복되고 있다.
기업들의 발걸음은 이미 해외로 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에 74억 달러(약 10조 원)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3조 원) 규모 반도체 공장을 착공했다.
SK온은 포드와 손잡고 켄터키와 테네시에 11조 원대 배터리 합작공장을 세우고 있고, HD현대중공업도 폴란드·사우디 조선소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해외 조립라인 확대에 나섰다. "해외 생산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는 산업계 절규가 현실화 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해외 시장 공략이 아니다. 국내를 떠나기 위한 구조적 이전의 서막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임금은 높고 규제는 강하며 노사갈등이 상존하는 게 한국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기업 입장에서 사업하기 부담스러운 나라가 된지 오래다. 글로벌 자본은 효율을 좇아 움직이고, 한국은 점점 외면당하고 있다.
이런 산업계의 목소리는 임 오래전부터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기업이라는 명분이 아니었으면 이미 오래전에 한국을 떠나 해외에서 사업을 했을 것이라는 호소를 해온 바 있다.
재계는 연일 경고음을 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국 제조업의 뿌리가 빠져나가는 산업 공동화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며 "산업계의 우려 목소리를 정부가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코리아 엑소더스' 역시 과장된 표현이 아닐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