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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 HMM 인수 검토…장인화號 미래사업 될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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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 HMM 인수 검토…장인화號 미래사업 될지 주목

삼일PwC·BCG·로펌 등으로 자문단 꾸려
"시너지 검토"…업계, 강한 의지로 해석
신사업 육성·물류비 절감 효과 가능성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포스코센터 전경. 사진=포스코그룹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포스코센터 전경. 사진=포스코그룹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해운업체인 HMM 인수를 통해 '사업 다각화'를 노리고 있다. 본업인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사업에 이어 해운업으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삼일 PwC,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로펌 등으로 자문단을 구성해 HMM 인수에 따른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HMM 지분은 산업은행이 36.02%, 한국해양진흥공사가 35.67%를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현재 산은이 보유한 HMM 지분을 인수할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그간 선을 그어왔다. 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2023년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중장기 사업 방향과 맞지 않아 HMM 인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입장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5일에는 “향후 그룹사업과 전략적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하는 수준에 있다”며 “인수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업계는 포스코그룹의 HMM 인수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그룹이 주력으로 삼은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사업이 주춤한 가운데 구조조정을 통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할 준비를 해왔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저수익 사업과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올해 상반기까지 현금 1조원을 마련했다. 올해 하반기 총 1조원의 현금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목표다. 상반기 말 연결 기준 포스코홀딩스가 당장 동원할 수 있는 자금(자금시재)은 약 16조5440억원이다.

장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철강, 이차전지 소재와 시너지를 이루며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미래 신사업을 육성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소재 기업이 해운사를 직접 운영하면 물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포스코그룹은 공정 운영에 필요한 원료인 유연탄과 철광석, 이차전지 소재 원료 등을 수입하고 있다. 자체 해운사를 보유하면 해운업황 변수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물류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포스코그룹은 포항제철 시절 거양해운을 운영하다 지난 1995년 한진해운에 매각했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5일 발간한 리포트를 통해 “포스코그룹은 국내 해운 물동량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물류사업 진출을 통한 물류 비용 절감을 원할 수 있다”며 “다만 포스코에서 영위하는 사업은 운송 시 대부분 벌크선을 활용하는 반면, HMM의 매출액 중 80% 이상은 컨테이너선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은의 HMM 지분 매각 추진은 현재 공석인 산은 회장이 임명된 뒤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산은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지난해 2월 하림그룹과 진행한 HMM 매각 협상이 결렬된 뒤 매각 작업을 잠정 중단했다. 산은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HMM 지분 매각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 연구원은 “포스코그룹이 HMM을 인수한다면 기존 핵심 사업과 시너지가 높은 일부 사업부만을 인수하는 등의 전략적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