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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HD현대 회장 "미국 해양 르네상스의 파트너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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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HD현대 회장 "미국 해양 르네상스의 파트너 될 것"

HD현대, 글로벌 조선 패러다임 주도
APEC CEO 서밋 첫 공개석상서 기조연설
AI·탈탄소·로봇 기반 '혁신 동맹' 강조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경기도 성남시 판교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열린 '한·미 조선협력 전문가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HD현대이미지 확대보기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경기도 성남시 판교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열린 '한·미 조선협력 전문가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HD현대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미국의 해양 르네상스 움직임에 발맞춰 글로벌 조선산업의 새로운 질서를 주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차세대 함대 건조, 조선소 재건, 인공지능(AI) 자율운항 기술 등으로 대표되는 한미 간 해양 협력 확대 의지를 공식화한 것이다.

정 회장은 27일 경북 경주엑스포대공원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퓨처 테크 포럼'에서 "HD현대는 미국의 새로운 해양 비전과 정책, 특히 미 해군이 추진하는 차세대 함대 건조와 조선소 재건에 적극 참여하겠다"며 "미국 해양 르네상스 시대를 여는 든든한 파트너로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정 회장이 지난 17일 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후 첫 공개석상에서 한 공식 연설로, 'MASGA(미국 조선업 재건)'로 불리는 한미 조선 협력 구상을 직접 언급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HD현대는 이미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HII)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미 해군 군수지원함 및 차세대 함정 개발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 중이다.

정 회장은 "HD현대는 한국과 필리핀, 뉴질랜드, 페루 등 세계 각국 해군에 100척 이상의 수상함과 잠수함을 성공적으로 인도해왔다"며 "미국의 해양 르네상스 시대를 함께 여는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 모든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선 산업 간 경계를 허무는 글로벌 혁신 동맹이 필요하다"며 "AI, 탈탄소, 제조혁신 등 다양한 기술이 융합된 산업 생태계를 함께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 협력을 넘어 조선·에너지·로봇 등 산업 전반의 '기술 컨버전스'를 염두에 둔 구상이다.

정 회장은 HD현대의 핵심 혁신축으로 AI, 친환경, 제조 자동화를 제시했다.

그는 "미국 안두릴(Anduril)과 협력해 차세대 무인 함정을 개발 중이며, 자율운항과 자율임무 수행 기술이 결합하면 해군 작전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며 "자회사 아비커스는 이미 세계 최초로 상용선박의 자율운항 태평양 횡단을 성공시켰다"고 소개했다.

이어 "친환경 선박 개발은 더 이상 미래 세대의 의무가 아니라 오늘의 수익성을 결정짓는 과제"라며 "AI 운항 최적화, 초고효율 선박 설계, 전기추진, 연료전지, 암모니아 연료,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모든 기술을 동원해 지속가능성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 회장은 "첨단 로봇 기술을 활용해 숙련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24시간 가동 가능한 자율 조선소를 구축 중"이라며 "머지않아 휴머노이드 로봇이 투입돼 생산 전반의 근본적 혁신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정 회장의 이번 연설을 HD현대가 조선산업을 넘어 AI와 로봇, 에너지 기술을 아우르는 '신해양 산업 생태계' 구축을 본격화하겠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HD현대는 이미 미국 내 조선소 인수 및 신규 생산거점 확보를 검토 중이며, 현지화를 통한 '한미 기술동맹' 강화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한편 퓨처테크 포럼은 APEC CEO 서밋의 핵심 세션으로, 글로벌 기업과 정부·학계 인사들이 조선·에너지·AI 산업의 미래 비전을 논의하는 자리다. HD현대는 첫 기조연설 기업으로 초청돼 한국 조선업의 기술 리더십과 글로벌 혁신 전략을 제시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