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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특수 노리는 LG전자…‘액침냉각’ 솔루션 확대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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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특수 노리는 LG전자…‘액침냉각’ 솔루션 확대 '본격화'

SK엔무브∙美 GRC와 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사업 확대 업무협약 체결
LG전자 공조-SK엔무브 냉각 플루이드-GRC 액침냉각 탱크 등 각 사 핵심 역량 결집
(왼쪽부터)남재인 SK엔무브 Green성장본부장,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 피터 폴린 GRC CEO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남재인 SK엔무브 Green성장본부장,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 피터 폴린 GRC CEO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가 SK엔무브, 미국의 액침냉각 전문기업 GRC와 손잡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냉각솔루션에 액침냉각 방식을 추가한다. AI 인프라 구축 바람을 타고 확대되고 있는 AI 데이터센터 열풍에 신기술을 제시함으로써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기업대소비자(B2C)와 기업간거래(B2B)에 이어 AI 데이터센터향 사업까지 더해 2030년까지 냉난방공조(HVAC) 사업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LG전자의 목표에 청신호가 켜졌다.

LG전자는 27일 경기도 평택시 LG전자 칠러사업장에서 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액침냉각이란 전자장비를 비전도성 액체에 직접 담가 열을 낮추는 방식을 말한다. 통상 AI 데이터센터는 연산량이 상당해 높은 발열을 동반한다. 온도를 낮추기 위해 기존에는 에어컨 등 공랭장치를 활용했지만 액침냉각은 열전도율이 공기보다 높은 비전도성 액체를 활용함으로써 냉각 효율이 높다. 더운 여름날, 선풍기 대신 차가운 물에 들어가면 몸에서 나는 열이 더 빠르게 식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LG전자와 협력하게 될 SK엔무브는 2022년 국내 최초로 액침냉각 플루이드 개발을 시작으로 GRC 지분 투자를 통해 GRC와 공동으로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스템을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GRC는 미국 텍사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액침냉각 솔루션 선도기업으로 2009년 업계 최초로 해당 솔루션을 선보였다.

이번 협약으로 3사는 △LG전자의 칠러, 냉각수 분배 장치(CDU), 정밀한 냉각 제어를 위해 열 부하를 균일하게 분산시키는 팬 월 유닛(FWU) 등 냉각 솔루션 △SK엔무브의 액침냉각 플루이드 △GRC의 액침냉각 탱크를 통합해 액침냉각 솔루션 기술 실증(PoC)을 진행한다. 실증은 평택 칠러사업장 내 구축된 AI 데이터센터 전용 테스트베드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3사는 액침냉각 솔루션 기반의 신규 비즈니스 기회를 적극 발굴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액침냉각 기술을 냉각솔루션 포트폴리오에 추가함으로써 AI 데이터센터를 위한 최적의 냉각솔루션 공급자로서 입지를 한층 더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앞줄 왼쪽부터)남재인 SK엔무브 Green성장본부장,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 피터 폴린 GRC CEO가 LG전자 칠러사업장 내 AI 데이터센터 전용 테스트베드에 설치된 액침냉각 솔루션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LG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앞줄 왼쪽부터)남재인 SK엔무브 Green성장본부장,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 피터 폴린 GRC CEO가 LG전자 칠러사업장 내 AI 데이터센터 전용 테스트베드에 설치된 액침냉각 솔루션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가 액침냉각 방식을 개발해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분야를 공략하려는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높은 성장률이 자리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가 발표한 ‘AI 데이터센터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 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28.3% 성장해 2030년에는 약 605억달러(8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업계에선 AI 데이터센터 열풍에 D램을 비롯한 낸드플래시 제품까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내년까지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LG전자가 AI 데이터센터향 냉각솔루션 시장 공략에 성공하면 신사업으로 육성중인 HVAC를 주력 매출사업으로 더 빠르게 육성할 수 있다. 이미 LG전자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에 건설되는 중동 최대 규모 ‘넷제로 AI 데이터센터’에 냉각솔루션을 공급하기 위한 업무협약 체결 △미국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에 수백억 원 규모의 공랭식 프리쿨링 칠러 공급 확정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AI 데이터센터에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와 공기조화기(AHU) 공급 확정 등 HVAC분야에서 잇달아 수주에 성공한 바 있다. 이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월드 아시아 2025’에선 냉각 용량을 기존 650kW(킬로와트)에서 1.4MW(메가와트)로 2배 이상 늘린 냉각수 분배 장치 신제품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 부사장은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과제인 에너지 효율과 냉각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번 협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급성장하는 AI 데이터센터 산업에서 차별화된 냉각솔루션을 제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