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국내 완성차, 글로벌 판매 주춤…조업일수 감소·기저효과 영향

글로벌이코노믹

국내 완성차, 글로벌 판매 주춤…조업일수 감소·기저효과 영향

완성차 5사 10월 67만2005대…6개월 만에 판매 감소 전환
추석연휴 따른 생산 차질 여파…한국지엠 수출 감소폭 축소 ‘관세 완화 기대’
현대차·기아 동반 감소 속 KG모빌리티만 증가세 기록
경기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경기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 완성차 5개사의 글로벌 판매가 6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추석 연휴에 따른 생산 차질과 미국발 관세 부담이 맞물리며 수출과 내수 모두 주춤했다. 완성차 업계는 단기적인 하락을 일시적 조정으로 보고 있으나, 대미 협상과 전력·물류비 등 복합 리스크가 길어질 경우 회복 속도가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기아, 한국지엠,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KGM) 등 5개사의 10월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6.0% 감소한 67만2005대로 집계됐다. 지난 4월 이후 6개월 연속 이어진 증가세가 끊긴 것이다.

내수는 10만2707대로 17.3% 줄었다. 추석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가 생산량을 직접적으로 제한했고, 신차 효과도 제한적으로 작용했다. 현대차(-17.1%), 기아(-13.1%), 한국지엠(-39.5%), 르노코리아(-40.4%), KGM(-21.5%)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국내 시장에서는 기아 쏘렌토(6788대)가 가장 많이 팔렸고, 현대차 아반떼(6014대), 그랜저(5074대), 싼타페(4861대), 쏘나타(4603대), 기아 카니발(4515대)가 뒤를 이었다.

해외 판매는 기아를 제외한 4개사가 감소하며 3.6% 줄어든 56만9298대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35만1753대를 판매해 6.9% 감소했다. 기아는 26만3904대를 팔며 0.5% 감소했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22만3560대를 기록, 2.1% 증가세를 유지했다.

한국지엠은 국내외 합산 3만9630대를 판매해 20.8% 감소했다. 하지만 9월 대비 수출 감소폭이 39.2%에서 20.0%로 절반 가까이 줄며 회복 조짐을 보였다. 업계는 미국의 관세율이 25%에서 15%로 인하될 경우, 한국지엠을 비롯한 완성차 5사의 대미 수출 손실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GM는 9517대를 판매해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국내 3537대, 해외 5980대로 해외 수출이 26.1% 늘며 플러스 성장을 이끌었다. 반면 르노코리아는 7201대로 42.2% 급감했다. 효자 차종 아르카나의 수출이 6년 차에 접어들며 동력을 잃은 영향이다.

업계는 이번 부진을 단기 조정으로 보고 있다. 다만 관세 리스크와 원자재 가격 변동, 고금리 지속이 맞물리며 연말까지 불확실성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조업일수 감소에 따른 일시적 하락이지만, 4분기에는 수출 회복과 신차 효과가 맞물릴 것”이라며 “특히 한미 관세 인하가 현실화되면 북미 수익성 회복세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관세 협상이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 완성차 5사의 대미 수출 비중은 평균 20%에 이르며, 관세 25%가 유지되면 분기당 약 2조원 이상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현지 생산 확대가 단기 해법이 될 수 있지만, 공급망 안정성과 원가 경쟁력 확보가 병행되지 않으면 근본적 해결은 어렵다”며 “전기차 중심의 구조전환과 AI·로봇을 활용한 생산 효율화가 관세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는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관세와 경기 둔화, 전환비용이 맞물린 현 상황은 완성차 산업 전반의 구조개편 속도를 시험하는 시점으로 해석된다. 업계는 11월부터 조업일 정상화와 관세 인하 효과가 본격 반영되면 연말 수출 회복세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