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 반도체·자동차 호황 힘입어 사상 첫 7000억 달러 돌파 눈앞

한국 수출이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자동차 호황에 탄력을 받으며 연간 7000억 달러 고지에 사실상 근접했다.

1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11월 수출은 610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4%증가했다. 조업일수가 하루 줄었지만 일평균 수출은 13.3%증가해 역대 11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11월 누적 수출은 6402억 달러로 2022년 실적을 넘어섰다. 12월 수출이 지난해 수준인 613억 달러만 유지돼도 연간 7000억 달러 달성은 무난한 상황이다.

한국 수출은 1995년 1000억 달러, 2004년 2000억 달러, 2006년 3000억 달러, 2008년 4000억 달러, 2011년 5000억 달러, 2021년 6000억 달러를 차례로 넘었다. 올해 7000억 달러를 돌파하면 일본의 최근 연간 수출 규모와 유사한 수준이 된다. 일본은 2011년 8226억 달러에서 감소해 2024년 7075억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는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11월 반도체 수출은 38.6%증가한 172억6000만 달러로 역대 월간 최고치를 경신했고 9개월 연속 증가했다. 1∼11월 누적 수출은 1526억 달러로 이미 연간 기록을 넘어섰다. 인공지능(AI)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고부가 메모리 수요를 키우며 가격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도 최대 실적 흐름을 이어갔다. 11월 자동차 수출은 64억1000만 달러로 13.7%증가했고, 누적 수출은 660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연간 최대 실적 달성까지는 48억3000만 달러만 남아 있어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다.

이 밖에 무선통신 1.6%, 바이오 0.1%, 이차전지 2.2%, 컴퓨터 4.0% 등도 개선세를 보였다. 11월 대미 수출은 미국 관세 영향으로 0.2% 감소했지만 아세안·유럽·중동 등으로의 수출 증가가 충격을 완화했다. 대중국 수출도 반도체와 석유제품, 일반기계 중심으로 6.9% 늘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 속에서도 우리 기업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며 6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다만 산업연구원은 내년 세계 경기 둔화와 기저효과로 수출이 6971억달러 수준으로 올해 전망치보다 0.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