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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5개 사, 연말 방어 총력전…프로모션·수출 전략 동시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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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5개 사, 연말 방어 총력전…프로모션·수출 전략 동시 가동

11월 판매 감소 속 구조적 수요 약화 신호 강화
EV 물량 재배치와 연말 특판으로 단기 반등 시도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그룹 양재동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국내 완성차 업계가 연말 대목 효과를 충분히 누리지 못하며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이에 완성차 업계들은 재고 부담과 수요 둔화를 동시에 돌파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11월 완성차 5개 사의 글로벌 판매는 66만8991대로 전년 대비 3.9% 감소하며 두 달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내수는 11만6602대로 5.8% 줄었고, 수출은 55만2389대로 5.8% 동반 후퇴했다. 업계는 연말 성수기에도 수요가 살아나지 않은 것은 내수 시장의 체력이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재고가 누적된 상황에서 업체들은 선별적 할인과 단기 판촉 프로그램을 통해 재고 축소에 나서고 있다. 무리한 가격 인하 대신 특정 모델 중심의 혜택 집중 전략을 채택하며 재고를 점진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이다. 동시에 하이브리드(HEV) 생산 비중 확대가 업계 전반의 핵심 대응책으로 떠올랐다. 수요가 강한 HEV 위주로 물량을 재배치하고, 내수와 수출 모두에서 공급 안정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또한 연말을 앞두고 공격적 프로모션도 가동되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12월 개별소비세 더블 혜택을 적용해 차종별로 최대 160만 원을 지원하고 그랑 콜레오스는 최대 540만 원, 아르카나는 최대 370만 원, 전기차 세닉은 300만 원 혜택을 제공한다. 현대차 역시 '라스트 찬스 프로모션'을 시행해 그랜저에 200만 원 할인 또는 60개월 무이자 할부를 제공하고 주요 차종에 최대 500만 원의 혜택을 적용하며 연말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단기 조치 외에도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구조적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며 소비자의 구매 결심 기간이 늘어나는 만큼 구독형 모델과 온라인 판매 채널 강화, 가격 민감도가 낮은 하이브리드 중심 상품 전략 등이 확대되고 있다.

더불어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을 감안해 충전 인프라 제휴 확대, 배터리 공급망 다변화, 신차 개발 주기 단축 등 중장기 과제도 점검되고 있다. 일부 업체는 2025년 이후 본격화될 소프트웨어기반차(SDV) 기반 서비스 수익 창출을 목표로 무선업데이트(OTA)와 차량 내 소프트웨어 패키지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출 측면에서는 지역별 수요 편차가 커진 만큼 신흥시장 중심의 공급 최적화 전략도 강화되고 있다. 중동·아프리카·중남미 등 성장률이 유지되는 지역에 물량을 우선 배정하는 방식으로 연간 가동률을 안정시키고, 차종별로 생산·물류 효율성을 재점검하는 작업도 병행되고 있다. 업계는 이러한 조정이 단기 실적 방어뿐 아니라 내년 글로벌 판매 전략의 방향성을 가르는 중요한 과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연말 대응책의 성과가 2025년 실적의 출발점을 좌우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친환경차 비중 조정, 내수와 수출의 균형 조정, 생산 배분 전략 변화가 향후 경쟁 구도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완성차 업계가 연말 부진을 얼마나 완화할지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1월 완성차 업계 판매실적. 표=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11월 완성차 업계 판매실적. 표=글로벌이코노믹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