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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 거점 재설계] 인도는 시장, 베트남은 공장…4대그룹 아시아 판 다시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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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 거점 재설계] 인도는 시장, 베트남은 공장…4대그룹 아시아 판 다시 짠다

전문가 "시장·생산기지·공급망 동시 확보 전략"
총수 동행, 순방 수행 넘어 아시아 사업 재배치 신호
기아 인도 뱅갈루루 판매 현장. 사진=기아이미지 확대보기
기아 인도 뱅갈루루 판매 현장. 사진=기아
인도는 넓혀야 할 시장이고 베트남은 지켜야 할 생산거점이라는 점에서, 4대 그룹 총수의 이번 순방 동행은 재계의 아시아 사업 전략 변화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베트남 순방에 4대 그룹 총수가 동행하는 배경에는 재계의 아시아 거점 전략 재편이 깔려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인도는 현지 시장 공략과 확장 전략의 무대이고, 베트남은 생산과 수출, 공급망 운영의 축이라는 점에서 두 나라의 역할이 분명히 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경제사절단 동행이 단순한 순방 수행을 넘어 재계가 시장과 생산기지, 공급망 전략을 함께 조정하는 흐름으로 읽히는 이유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한국이 자원 의존도가 높은 구조인 만큼 인도와 베트남 모두 핵심 광물 등 공급망 확보 측면에서 중요한 국가"라고 짚었다. 그는 "두 나라를 동시에 찾는 일정 자체가 글로벌 사우스 시장을 본격 공략하려는 의미를 갖는다"며 "내수시장과 생산기지, 공급망을 함께 확보하려는 전략적 접근"이라고 설명했다. 특정 국가와의 협력 확대를 넘어 시장 개척과 공급망 안정, 생산거점 운영을 한꺼번에 챙기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이다.

두 나라의 기능은 뚜렷하게 나뉜다. 김 교수는 "인도는 현지 시장 비중이 큰 국가로 현재 단계에서는 내수시장 공략이 중심"이라며 "반면 베트남은 이미 생산기지로 활용되면서 현지 시장과 제3국 수출을 동시에 겨냥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인도가 확장 거점이라면, 베트남은 생산과 수출 기반을 떠받치는 운영 거점이라는 의미다. 같은 아시아 거점이지만 기업들이 기대하는 수익 구조와 투자 목적이 다르다는 이야기다.
인도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김경훈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인도남아시아팀장은 "주요 대기업들이 인도를 핵심 협력·진출 대상국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 정부의 현지화 요구와 제조업 육성정책을 감안할 때 다수 한국 기업이 단순 수출형보다 현지 생산형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와 삼성전자, 기아 등 주요 기업이 이미 핵심 생산거점을 구축했다"고 덧붙였다. 인도가 더 이상 잠재력만 큰 시장이 아니라, 현지 생산과 판매가 함께 돌아가는 실질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뜻이다.

베트남의 의미도 단순한 중국 대체 생산기지에 머물지 않는다는 평가다. 김 교수는 "베트남은 이미 구축된 생산기지와 공급망을 바탕으로 전략적 활용도가 높은 국가"라며 "현지 소비 시장과 제3국 수출을 동시에 겨냥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고 말했다. 이미 깔아놓은 제조 기반과 공급망을 활용해 운영 효율을 높이면서 수출까지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결국 이번 순방은 경제사절단 동행을 넘어 생산은 베트남, 확장은 인도라는 4대그룹의 거점 전략이 한층 선명해졌음을 보여준다.

베트남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공장의 전경.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공장의 전경. 사진=로이터



최유경·이지현·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