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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4인승 오픈톱의 이탈리아 낭만...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트로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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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4인승 오픈톱의 이탈리아 낭만...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트로페오'

- 더 날렵하고 역동적인 디자인...도로 위에서 압도하는 존재감
- 화려한 디지털로 무장한 라운지...굳이 지붕을 열지 않아도 시선을 훔치는 독보적인 GT
- 독자 개발 '네튜노'엔진...550마력 뿜어내는 압도적 퍼포먼스...매력적인 배기 사운드까지
- 데일리 스포츠카로 손색없는 편안한 하체...동시에 야성까지 동시 만족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트로페오'. 사진=최태인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트로페오'. 사진=최태인 기자
시승 내내 야속하게도 빗방울이 차창을 때렸다. 컨버터블의 백미인 '오픈 에어링'을 마음껏 만끽하기엔 아쉬운 날씨였지만, 마세라티의 하이퍼포먼스 럭셔리 스포츠카 '그란카브리오 트로페오'는 굳이 지붕을 열지 않아도 그 자체로 시선을 압도하는 마력을 지녔다. 타인의 기술에 기대지 않고 100% 마세라티 독자 기술로 완성된 강력한 심장과 이탈리안 특유의 관능적인 디자인은 비 내리는 용인과 서울 도심, 그리고 고속도로 위에서 한 폭의 그림 같은 존재감을 뿜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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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트로페오'. 사진=최태인 기자

시승 차량은 강렬한 오렌지 컬러 외장 색상이 적용됐는데, 무채색 일색인 도로 위에서 단연 독보적이고 시선을 사로잡았다. 주행에 앞서 그란카브리오 트로페오의 디자인부터 살펴봤다. 먼저 전면부는 지면을 파고들 듯 낮고 넓은 스탠스 위로 마세라티의 상징인 대형 삼지창(트라이던트) 로고가 박힌 타원형 그릴, 그리고 새롭게 다듬어진 수직형 풀 LED 헤드라이트가 어우러져 날카롭고 역동적인 첫인상을 완성한다.

측면부는 길게 뻗은 보닛과 유려하게 떨어지는 후면 라인이 클래식 그랜드 투어러(GT) 특유의 우아한 황금 비율을 그려낸다. 마세라티의 아이코닉한 트리플 사이드 에어 벤트와 트로페오 전용 배지가 스포티한 감성을 더한다. 특히 캔버스 소재의 직물 소프트톱은 시속 50km 이하의 속도에서 주행 중에도 단 14초 만에 빠르고 매끄럽게 개폐되며, 닫혀 있을 때조차 쿠페에 버금가는 유려한 실루엣을 유지한다. 후면부는 얇고 예리하게 세공된 3D LED 테일램프와 하단의 과감한 카본 디퓨저, 그리고 양 갈래로 뽑아낸 4개의 시원한 머플러 팁이 이 차가 범상치 않은 고성능 모델임을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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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트로페오'. 사진=최태인 기자
도어를 열면 화사하고 고급스러운 밝은 베이지 톤의 실내가 탑승자를 반긴다. 최고급 천공 가죽으로 꼼꼼하게 마감된 시트와 헤드레스트에 양각으로 새겨진 트라이던트 로고는 럭셔리 요트의 라운지를 연상케 한다.

인테리어의 뼈대는 미래지향적인 디지털로 꽉 채웠다. 12.2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12.3인치 중앙 인포테인먼트, 그리고 8.8인치 공조 전용 터치스크린이 위아래로 배치되어 물리 버튼을 최소화했다. 마세라티의 상징과도 같던 대시보드 중앙의 아날로그시계마저 스마트워치 형태의 디지털 스크린으로 탈바꿈했다. 뒷좌석 역시 구색 맞추기용이 아닌, 성인이 탑승해 장거리 여행을 떠나기에 충분한 헤드룸과 레그룸을 제공해 진정한 4인승 GT카의 면모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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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트로페오'. 사진=최태인 기자

파워트레인은 마세라티가 F1 레이싱에서 유래한 프리챔버 기술을 접목해 직접 개발한 3.0리터 V6 트윈터보 '네튜노(Nettuno)'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550마력, 최대토크 66.3kg·m의 가공할 만한 힘을 네 바퀴(AWD)로 쏟아낸다.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육중한 덩치에도 불구하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3.6초 만에 돌파하며, 최고 속도는 무려 316km/h에 달한다.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트로페오'. 사진=최태인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트로페오'. 사진=최태인 기자

차량을 살펴본 뒤 본격적으로 주행을 시작했다. 비를 뚫고 용인에서 고속도로에 진입하며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았다. 네튜노 엔진은 터보랙을 전혀 느낄 수 없을 만큼 즉각적이고 폭발적인 펀치력을 뿜어낸다. 주행 모드에 따라 확연히 달라지는 성격도 매력적이다. 시동을 켜면 기본으로 설정되는 'GT' 모드는 이름 그대로 이 차의 정체성을 가장 완벽하게 대변한다. 일상적인 도심 주행부터 고속도로 장거리 크루징까지, 부드러운 승차감과 여유로운 출력을 절묘한 밸런스로 조율해 내며 우아한 주행을 선사한다. 또 컴포트(Comfort) 모드에서의 진가는 도심 주행에서 발휘됐다. 복잡한 서울 시내와 과속방지턱이 난무하는 구간에서도 서스펜션은 노면의 충격을 나긋나긋하게 걸러낸다. 일상적인 출퇴근용 데일리카로 써도 무리가 없을 만큼 안락함을 선사한다.
하지만 '스포츠(Sport)' 모드로 변경하면 스티어링 휠이 묵직해지고 하체가 탄탄해지며, 한층 정제되면서도 밀도 높은 바리톤 사운드가 귓가를 울려 아드레날린을 분비시킨다. 나아가 극한의 성능을 끌어내는 '코르사(Corsa)' 모드에서는 네튜노 엔진의 폭발적인 출력과 극단적으로 날카로운 변속 충격을 가감 없이 쏟아내며 트랙을 달리는 야성적인 스포츠카의 본성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비가 내리는 탓에 넥 워머와 윈드 디플렉터의 성능을 오롯이 시험하며 톱을 열어젖힌 시간은 짧았지만, 오히려 놀라운 것은 소프트톱을 닫았을 때의 정숙성(NVH)이었다. 다중 레이어로 겹겹이 덧대어 설계된 캔버스 톱은 세찬 빗소리나 터널 안의 공명음, 고속 주행 시의 풍절음을 하드톱 쿠페 수준으로 훌륭하게 억제해 쾌적하고 낭만적인 드라이빙을 온전히 즐길 수 있게 해줬다.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트로페오'. 사진=최태인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트로페오'. 사진=최태인 기자

한편,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트로페오는 눈길을 사로잡는 관능적인 디자인과 화사한 실내, 독자 개발한 네튜노 엔진의 압도적 퍼포먼스까지 모든 정수를 쏟아부은 역작이다. 매섭게 달리는 스포츠카의 본성 위에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편안하고 우아하게 장거리를 떠날 수 있는 GT카의 낭만까지 타협 없이 엮어냈다. 럭셔리 4인승 오픈톱 스포츠카를 꿈꾸는 이들에게 이보다 더 완벽한 이탈리안 파트너는 찾기 힘들 것이다.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트로페오의 판매 가격은 2억8190만 원(2026년식 기준)으로 조정돼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


최태인 글로벌모빌리티 기자 choiti19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