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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훈풍에 배터리 날자 슈퍼커패시터 같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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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데이터센터 훈풍에 배터리 날자 슈퍼커패시터 같이 뜬다

AI 전력수요 폭증에 ESS 출하량 71%↑…삼성SDI "2035년 수요, 2년 새 2배로 상향"
배터리가 못 잡는 '순간 전력 피크'는 슈퍼커패시터가 메워…전력 인프라 새 축 부상
삼성SDI ESS용 배터리 박스. 사진=연합이미지 확대보기
삼성SDI ESS용 배터리 박스. 사진=연합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전세계적으로 가파르게 성장하며 데이터센터용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업계의 구세주가 되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의 한계를 보완하는 슈퍼커패시터 역시 동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글로벌 전력 수요는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2024년 415TWh에서 2030년 945TWh로 두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같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에 전면에 등장한 인프라가 바로 배터리 ESS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글로벌 리튬이온 배터리 ESS 출하량은 461.3GWh로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했다. 이 중 전력망용(Grid) ESS가 347GWh로 전체의 75%를 차지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주용락 삼성SDI 연구소장(부사장)은 지난 3월 '인터배터리 2026'에서 AI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6년 안에 2배로 늘어날 것"이라며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2035년 ESS 수요 전망치는 2년 전 600GWh에서 최근 1200GWh로 두 배 넘게 상향됐고, 이 수준에 도달하는 시점도 2027년으로 7~8년 앞당겨졌다. 주 소장은 "앞으로도 더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력 수요가 늘면서 ESS도 정전 대비용 무정전전원장치(UPS) 수준의 백업 기능을 넘어, 데이터센터 운영 전반을 지탱하는 핵심 인프라로 역할이 확장되고 있다.

전력 수요가 적은 시간에 충전해뒀다가, 반대로 전력 수요가 몰리는 시간(피크)에 방전해 전력망 의존도를 낮추는 '피크 셰이빙'이 대표적이다. 전기의 세기와 흐름을 스스로 조절하고, 정전이 나도 스스로 전력을 다시 공급하는 '흑시동(black start)' 기능까지 갖춰, 데이터센터가 외부 전력망 없이도 독자적인 작은 발전소처럼 돌아가게 해주는 사례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는 신규 데이터센터의 전력망 정식 접속 대기 시간이 평균 20~40개월, 수요가 몰리는 지역은 4~7년까지 걸리면서, 배터리를 주 전원처럼 활용해 부지에 먼저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도 확산되고 있다. 구글이 텍사스에 조성한 1GW 이상 규모의 '메이트너 에너지센터'가 대표적으로, 자체 발전·저장 설비로 가동 첫날부터 전력을 대부분 자체 공급한다.

다만 배터리는 AI 서버 특유의 순간적 전력 피크, 즉 전력 사용량이 짧은 순간 급격히 치솟는 상황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AI 서버는 연산 시 전력을 최대치까지 끌어 쓰다가 데이터 로딩 구간에선 거의 제로로 떨어지는 변동을 반복하는데, 배터리는 응답 속도가 수 초~수 분 수준이라 이런 변동에 반복 노출되면 수명이 급격히 짧아진다.

이 빈틈을 메우며 새롭게 부상하는 게 슈퍼커패시터다. 정전기 방식으로 전기를 저장하는 슈퍼커패시터는 밀리초(ms)~마이크로초(μs) 단위로 반응하고, 충·방전 수명도 50만~100만 회 이상으로 사실상 무한에 가깝다. 짧고 강한 순간 출력이 필요한 구간에서 배터리를 보완하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SNE리서치는 글로벌 슈퍼커패시터 시장이 2025년 약 0.55GWh에서 2035년 최대 2.9GWh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슈퍼커패시터는 배터리를 대체하기보다는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데이터센터 전력망은 물론, 급격한 순간 출력이 요구되는 휴머노이드 로봇과 전기차 등 다양한 차세대 산업군에서 핵심 보조 전원으로의 적용이 확대될 전망이다


유덕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udeo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