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1억에 산 소공동 부지…14년째 가림막 속
공시지가 94% 뛰고 담보조달 1500억→5000억 추정
현재도 착공은 물음표…이중근 “올해 본격 사업”
공시지가 94% 뛰고 담보조달 1500억→5000억 추정
현재도 착공은 물음표…이중근 “올해 본격 사업”
이미지 확대보기인근 건물 위에서 내려다본 부지는 적막했다. 넓은 콘크리트 바닥 위로 공사 장비도, 작업자도 눈에 띄지 않았다. 한쪽에 컨테이너로 보이는 시설물이 놓여 있을 뿐이었다. 오랜 시간 햇빛과 비바람에 노출된 듯 콘크리트 바닥 곳곳은 빛이 바래 있었다.
현장 가림막에 부착된 건축허가표지판에는 공사 기간이 ‘2019년 12월 10일~2029년 5월 31일’로 적혀 있었다. 특히 연도 부분에는 기존 표기 위에 새로운 숫자를 덧붙여 수정한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불과 몇 걸음 떨어진 곳에는 공사 기간이 ‘2020년 1월~2025년 8월’로 표시돼 있는 사업개요판이 남아 있어 공사 일정이 거듭 미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가림막 주변에는 여행가방을 비롯한 쓰레기 더미도 눈에 띄었다. 좁은 골목 양쪽으로 음식점과 상점, 사무실이 빼곡한 데다 관광객까지 오가는 곳이어서 높은 가림막의 존재감은 더욱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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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1721억원에 산 땅…14년째 호텔은 감감
멈춘 공사장과 달리 땅의 가치는 크게 올랐다. 호텔 사업부지는 소공동 112-9와 별도 필지인 112-53 등 총 6562㎡로 구성된다. 이 중 대표 필지인 112-9의 개별공시지가는 부영이 취득한 2012년 ㎡당 1220만원에서 올해 2362만원으로 94% 상승했다. 별도 필지인 112-53 역시 같은 기간 ㎡당 1160만원에서 2362만원으로 올랐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현재 이 일대 토지 시세는 평당 2억~3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부지 6562㎡를 약 1985평으로 단순 환산하면 4000억~6000억원 수준이다. 이는 인근 중개업소 시세를 전체 면적에 단순 적용한 추정치다.
부지는 부영그룹의 자금 조달에도 활용됐다. 부영주택은 2018년 이 땅을 담보신탁해 1500억원을 조달했다. 2024년에는 호텔 사업부지를 우리자산신탁에 담보신탁했다. 신탁원부상 우리은행 우선수익권 한도는 6000억원이다. 특약상 한도가 실제 채무액의 120%인 점을 감안하면 채무액은 약 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2012년 매입가격의 약 2.9배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부영이 핵심 부지를 장기 보유하며 개발 시점을 저울질해온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앞서 사업은 근현대 건축물 보존 문제로 일정 기간 지연됐다. 서울시는 2016년 지하 7층~지상 27층, 850실 규모 호텔 세부개발계획 변경안을 가결했지만 근현대 건축물 보존 방식을 두고 갈등이 이어졌다. 그러다 2021년 중앙행정심판위가 문화재청의 허가 변경 거부 처분을 취소하고, 서울시도 ‘철거 후 복원’ 방식의 계획 변경안을 통과시키면서 사업 재개 여건이 마련됐다.
근현대 건축물 보존 쟁점은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에도 부영은 "호텔 사업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1일 관할 중구청 관계자는 공사 지연 이유에 대해 “부영주택의 개인 사정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지난 2월 소공동과 성수동 뚝섬, 용산, 금천 등을 거론하며 “그동안 작업을 거의 못 하다시피 했는데 올해를 계기로 본격적인 사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룹 회장이 올해 본격적인 개발을 공언했지만, 반년이 지난 지금도 서울 도심 한복판의 6562㎡ 부지는 여전히 가림막 안에 멈춰 서있다.
이태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taeyun424@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