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영화 ‘보통사람’에서 김태성(조달환 분)은 형사 강성진(손현주 분) 앞에서 공포심에 울먹이다 서러움에 감정이 북받쳐 소리 내어 흐느끼며 그 자장면을 먹는다. “아내와 함께 자장면과 탕수육으로 시장기를 달랬습니다. 후루룩 한 젓가락 입 안 가득 넣어 먹다 보니 이게 사람 사는 맛이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어 함께 쳐다보며 웃었습니다.” 퇴임 후 3일이 지난 새벽에 이명박 전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올렸다던 몇 년 전 글귀가 그 장면에서 뇌리에 겹쳤다.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서 내려와 날마다 매 끼니로 먹어도 ‘보통사람’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그가 굳이 부지런을 떨며 새벽에 남긴 문장 속의 자장면과 탕수육, 그리고 영화 속 범죄자가 울면서 먹은 한 그릇의 자장면은 사람과 맛이라는 두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불러내 중국집으로부터 막 도착한 나의 자장면 위에 얹어 놓았다. 사람과 맛은 면과 얽히고설키며 달콤 쌉싸름하게 입안을 돌아다녔다.
세상에는 사람이 있고 사람들은 오늘도 살아간다. 사람이 사는 방식은 서로의 뇌리 속에 담긴 생각만큼, 세상에 존재하는 직업만큼 다양하다. 일생을 살면서 우리가 갖는 직업과 경험에는 한계가 있어 우리는 타인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다만 그렇다고 착각할 뿐이다.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상황과 입장을 실제 경험해 본 사람의 그것과 동일하게 느낀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남자는 여자의 마음을, 여자는 남자의 마음을 평생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다.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 입대 첫날밤의 눈물과 담장 밖 하늘을 나는 새에 던지는 그리움을 알 수 없다. 다만, 아는 척 할 뿐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공감능력이다. 직접 해보지 않아도, 직접 가보지 않아도 타인의 마음과 능히 닿을 수 있게 해주는 인간의 고귀한 힘이다. ‘함께 맞는 비’로 신영복 선생은 공감에 대해 비유한 바 있다. 공감의 진정성은 사람의 말과 글에서 읽어 낼 수 있다. “생각이 죽어서 말이 되고 말이 죽어서 글이 된다”고 함석헌 선생은 명쾌하게 정리한 바 있다. 자장면을 먹는 김태성에게 강성진이 읊조리는 ‘미안하다’는 말에는 그의 모든 감정이 압축되어 있다. 그 말은 상대의 처지에 자신을 세울 때, 상대의 시선으로 자신의 행동을 대면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자장면 한 젓가락에 사람 사는 맛을 느꼈다던 전임 대통령의 글은 사람 사는 방식과 멀었던 그의 삶을 대변한다. 먹방으로는 따라올 자가 없다는 그의 식성이 국밥에서 자장면과 탕수육으로 말과 글을 타고 이어지는 동안 국민들에게는 실종됐던 ‘사람 사는 맛’은 웃음과 함께 그의 입안에서 되살아났다. 국민들이 원하는 살맛을 그의 입맛은 알지 못했다. 그의 후임자도 마찬가지였다.
오랜만에 먹은 자장면은 다행히 뱃속에서 잠잠히 머물렀다. 텅 비어 있던 위는 더 채워 달라고 보채고 있었다. 곱빼기를 시킬 걸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사람의 마음이 늘 이렇다.
오종호 (주)터칭마이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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