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기분이 좋아서 술을 마셨다. 강렬한 햇살은 햇살대로, 초저녁에 이는 서늘한 바람은 바람대로, 저마다 환한 표정으로 웃는 사람들의 미소는 미소대로, 함께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다워 대낮부터 들이부었다. 마셔도 마셔도 취하지 않는 술이란 물처럼 부드럽게 혈관에 녹아들었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침묵하지 않았던 가벼운 사람들의 시대가 저물고, 말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만 겸손하게 말하는 사람들의 세상이 열렸기 때문이었다. 말은 느려도, 말은 더디고 투박해도, 부드러운 미소 안에 예정된 행동이 열어가는 새로운 시대. 우리는 다시 그 시대의 주인이 되었다.
10분마다 뉴스를 확인하느라 일을 못하겠다는 사람들, 뉴스로 힐링 받는 날이 올 줄 몰랐다는 사람들, 하루 종일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자꾸만 웃음이 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모여 술을 마셨다. 그 사람들 옆에서 또 다른 사람들이 모여 고기를 굽고, 전을 부치고, 회를 쳐서 술을 마셨다. 달라진 세상의 공기, 내 삶에 분명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건만 우리의 삶을 바꿀 것만 같은 그 공기를 마시며 사람들은 술잔을 부딪쳤다. ‘나’의 욕망보다 ‘우리’의 희망이 소중한 것이었음을, 술잔과 술잔이 맞부딪칠 때마다 사람들은 깨닫고 또 깨달았다. 우리는 오랜만에 다시 하나가 되었다.
팟캐스트 방송을 시작했다. 이름하여 ‘압구정 사주카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고, 적폐를 청산해야 하며, 재벌과 권력기관들을 개혁하고, 경제를 살려야 하며, 외교를 복원해야 하고, 안보를 다져야 하는, 새로운 정부가 열어젖힌 새로운 시대의 수많은 과제 앞에서 생뚱맞게도 우리는 명리학 방송의 첫 회분을 녹음하고 기분이 좋아 술을 마셨다. 옛 천재들이 만든 사유 깊은 그 학문은 실상 보통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좋은 집안에 태어나 어려움 없이 마음껏 자신의 꿈을 향해 질주할 수 있는 소수와는 거리가 먼 대다수의 사람들, 먹고 살기 위해 새벽부터 부지런히 자신의 몸을 놀리고, 쉴 틈 없이 머리를 굴려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인간적인 학문, 그 동양철학을 사랑해서 함께 공부하고 함께 토론해 왔던 우리는 압구정동의 한 스튜디오에 모였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할 수 있기를, 말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거침없이 말하고 지킬 수 있기를 우리 방송은 희망한다. 번지르르한 빈말 뒤에서 행해졌던 비겁한 불의들이 청산되고, 담백한 말들이 행동으로 옮겨지는 인간다움의 시대 앞에서 ‘압구정 사주카페’가 정직한 위로와 밝은 통찰을 선사할 수 있기를 우리는 희망한다. 글로벌이코노믹의 독자 분들께도 일상의 고민과 인생의 고뇌를 덜고 기대하지 않았던 시원한 돌파구를 선사하는 유익한 방송이 될 것을 약속한다.
오종호 (주)터칭마이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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