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감기에 걸려서 좋은 점은 잊고 지냈던 감기의 고통을 재 경험 하는 데 있다. 감기에 걸려 봐야 “그러니까 이불 잘 덥고 자랬지?”라고 아이에게 훈계했던 것을 반성할 수 있다. 아무리 이불을 걷어차고 자도 걸리지 않을 수 있고, 잘 덮고 자도 걸릴 수 있는 것이 감기임을 안다면 감기 걸린 아이에게 이불 얘기를 먼저 꺼낼 수는 없다. “많이 아프지? 아빠가 약 사다줄게. 약 먹고 푹 자면 금방 나을 거야.”라는 말이 먼저 나올 수 없었던 이유는 감기를 앓은 지가 너무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감기는 흐느적거리는 몸속에 단단한 둥지를 틀고 자꾸 지난 말들을 모아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기 시작하자 기업 총수들의 갑질 사연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땅에서라면 전혀 새삼스러울 것 없는 얘기들이다. 언론 보도 후 이어진 진정성 없는 사과들 역시 시든 야채들처럼 무미건조했다. 장사와 사업을 매개로 돈을 번 그들은 한결같이 자신들을 특별한 존재로 한껏 부각시켜 왔다. 성취를 이루기까지의 자신들의 삶을 책과 매스컴을 통해 드라마틱하게 미화하면서 책과 강연 등으로 부수입을 올리고, 그렇게 형성된 개인 이미지를 연계해 사업의 확장과 회사의 성장에 활용했다. 고생 끝에 크게 성공한 사람 이미지가 잘 소비되는 세상 풍토도 그들의 승승장구에 한 몫 했을 것이다.
사람은 그 누구도 결코 영화 속 슈퍼 히어로가 아니다. 상식적으로는 혼자 이룰 수 없는 업적을 마치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룬 것처럼 부각하는 이야기에서 우리는 그 뒤의 음습한 땅에 감춰진 진실의 실체를 감지해야 한다. 따지고 보면 돈이 최고의 가치로 남는 한, 세상에서는 앞으로도 이런 일들이 끊임없이 발생할 것이다. 언론이 사업가들의 극적인 성취 배경과 성취 규모에 집착하는 한, 교언영색에 능한 자들이 스타로 조명되기는 쉬울 테니 말이다.
세상의 모든 지갑들에게 인격을 부여하는 말과 글, 그리고 그것이 구축하는 이미지가 화려해지면 화려해질수록 그 안은 빈곤하기 쉽다. ‘내빈’을 감추기 위한 ‘외화’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화려한 성공 스토리 안에서 사람들을 핍박해 온 훌륭한 사업가들께서 이 여름이 가기 전에 지독한 감기에 걸리길 기대한다. 감기에 걸려 좋은 점 또 하나는 겉모습에 치중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감기가 낫기까지 감춰졌던 자신의 본 모습을 거울 속에서 정직하게 마주할 수 있기를. 거울 안에서 자신의 성취가 여전히 위대해 보인다면 아마도 그의 영혼은, 감기 정도로는 회복하기 어려운 불치의 상태에 있을 것이다.
이 여름, 감기에 걸린 모든 이에게 행운이 함께하기를...
오종호 (주)터칭마이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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