⑩ 독화살의 비유와 선악과

어느 날 한 제자가 석가모니에게 세 가지를 질문합니다. 첫째 이 세계는 누가 만들었는가, 둘째 영혼과 육체는 하나인가 아니면 따로 따로 존재하는가, 셋째 내생(來生)이 있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자의 질문에 석가모니가 되묻습니다. “어떤 사람이 독화살에 맞았는데 그가 치료는 받지 않고 ‘이 화살은 도대체 누구 쏜 것일까, 도대체 왜 나에게 이 독화살을 쏘았을까, 이 화살을 만든 나무의 재질은 무엇이며 또 이 화살촉에 묻은 독의 성분은 무엇일까? 나는 그 답을 모두 알기 전에는 독화살을 뽑지 않겠다’ 라고 한다면 그는 어떻게 되겠느냐?” 하는 질문이었습니다. 이에 제자가 “독이 온몸에 퍼져 죽게 되겠지요” 라고 대답합니다. 그러자 석가모니가 “맞다. 이 세상에 사는 우리는 태어났으므로 늙지 않을 수 없고 병들지 않을 수 없으며 죽지 않을 수 없으니 우리는 이미 독화살을 맞고 있는 것과 같다. 독화살을 맞은 우리는 먼저 그 독화살을 뽑아야 한다. 먼저 독화살을 뽑아야 고통에서 벗어나고 죽음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도(方途)도 있는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독화살을 맞은 이는 먼저 그 화살을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라고 말합니다. 석가모니의 말씀에 제자는 만족했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석가모니의 대답은 매우 타당한 것이지만 사실 제자의 질문에는 아무 것도 답하지 않았음이 분명합니다.
공자는 뭐라고 말씀하셨을까요? 논어(論語) 선진편(先進篇) 11장에 기록된 내용입니다. 제자 계로가 공자에게 귀신 섬기는 것에 대해 묻자 “아직 사람도 잘 섬길 수 없으니 어떻게 귀신을 섬길 수 있겠는가?”라고 대답합니다. 다시 계로가 죽음에 대하여 묻자 “아직 삶도 잘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죽음을 알겠는가?”라고 대답합니다.
소크라테스는 뭐라고 답했을까요? 「파이돈」에서 소크라테스는 그리스 신화에 기초하여 육신이 죽어도 영혼은 계속 존재한다고 말하고 나아가 그리스인들 사이에 회자되어 오는 사후 세계의 모습에 관하여 이런 저런 묘사를 하면서 저 세상의 순수한 집에서 영원히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영혼을 순수하고 올바르게 가꾸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스 신화는 이 세상을 누가 창조했는지에 관해서는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있지 않습니다. 요컨대 소크라테스는 이 세상을 누가 창조했는지, 독화살의 재질과 성분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못했지만 내세가 존재하며 육체가 죽은 이후에도 영혼은 영원히 존속한다고 말합니다.
제자의 3가지 질문에 여러분은 어떤 답을 가지고 계십니까? 인류의 스승들이 답한 것을 종합하여 결론을 내리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지 않을까 싶은데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강정민(변호사,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