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경영칼럼] 임원의 외로움과 불안, 그 대처법

공유
0

[경영칼럼] 임원의 외로움과 불안, 그 대처법

한진수 플랜비디자인 파트너위원
한진수 플랜비디자인 파트너위원
사람들은 상위 직급으로 올라갈수록 고독하고 외롭다고 말한다. 팀장의 자리를 거쳐 임원으로 올라가면 승진의 기쁨도 잠시 외로움과 불안감이 몰려온다. 실무자 때와는 달리 모든 것을 혼자서 의사결정을 하고 그 결과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매년 달성해야 할 성과에 대해 압박을 받기도 한다. 조직에서 요구되는 목표들은 매년 상향되고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짐에 따라 임원들은 어느 한 해도 쉬운 해가 없다고 한다.

일반 직원들과 달리 임원들은 매년 성과에 따라 승진 또는 현재 자리를 유지하지만 몇몇은 회사를 떠난다. 임원의 자리는 한정적이고 사업이나 조직이 커지지 않는 이상 언젠가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떠나야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임원들은 언제 물러날지 몰라 불안해진다. 그래서 임원은 ‘임시직원’의 약어이고, 직원들보다 더 받는 연봉은 ‘생명 수당’이라고 농담을 하곤 한다.
특히, 임원들은 CEO에게 단독으로 보고할 때 심리적으로 매우 힘들다고 말한다. 그것이 대면보고든 문서나 유선보고든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자신의 업무나 사업 방향에 대해 CEO의 생각과 일치시키는 것이 제일 어렵다. 특히 CEO가 오너인 경우 그 부담은 더욱 크다. 자칫 잘못된 대답이나 언행으로 인해 눈 밖에 나게 되면 어느 순간 조용히 물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CEO와 대화를 나눌 때마다 임원들은 민감한 내용에 대해 어떻게 답변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데 최대한 진솔하게 진정성을 담아 답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모르면 모르는 대로 알면 아는 만큼만 자신의 의견을 소신껏 대답해야 한다. 다만 CEO의 마인드를 가지고 CEO의 입장에서 대답하는 것이 중요하다. CEO의 마인드가 되는 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노력과 훈련이 필요하다.

또한, 임원들은 위에 고통을 하소연할 사람이 없고, 아래에도 속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어 늘 고독하다. 어떤 일에 관해 결정할 때 자신과 비슷한 시각에서 이를 바라보고 의견을 물어보거나 결정사항에 대해서 의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이다. 팀장일 때는 그래도 의논할 수 있는 동료 팀장들이 있었으나 임원이 된 이후에는 각자 맡은 사업내용이 달라 의견을 구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임원은 판단을 잘못했을 때는 오류를 빨리 인정해야 한다. 임원도 잘못 판단할 때가 있다. 그래서 중요한 이슈가 생기면 구성원들과 토론을 해야 한다. 스스로 결정한 것이지만 본인의 판단이 틀렸다는 생각이 들면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임원이 모든 것을 잘할 수는 없다. 임원이 홀로 고립되지 않으려면 잘못을 빨리 인정해야 한다. 오류를 인정하는 것은 리더에게 정말 중요한 덕목이다. 그리고 구성원의 말을 듣고 나서 잘못을 인정하면 구성원들도 보람을 느낀다. 자신들이 제안한 것이 받아들여지면 더 열심히 일하게 된다. 그러면서 임원도 외롭지 않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임원은 구성원들의 리더이지만 누군가의 팔로워이기도 하다. 상사가 독단적이라고 생각한다면, 자신도 구성원들에게 독단적인 사람으로 비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독단과 편견에 사로잡힌 상사가 되지 않으려면 구성원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어떤 임원은 직원들의 의견을 들어주는 것으로 외로움에서 벗어나려 애쓰기도 한다.

감정을 객관화함으로써 불안이나 스트레스 등 부정적 감정과 거리두기를 시도하는 임원도 있다. 감정 그대로를 표현함으로써 그때그때 긴장을 해소하되 그것이 어려우면 자신의 감정에 이름표를 붙여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다.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순간 나쁜 감정이 반으로 줄어든다. 예컨대 분노의 감정이 일어났을 때 ‘폭주기관차’라는 이름을 붙이면 보다 객관적으로 자신의 감정과 상태를 바라볼 수 있다. 화가 났다고 화를 내지 말고, 화가 난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 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분노의 감정은 조금씩 사라져 결국엔 감정의 흔적조차 남지 않게 된다.

한진수 플랜비디자인 파트너위원('임원으로 산다는 건'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