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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 파월에 '화들짝'...美 국채 금리·달러 동반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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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 파월에 '화들짝'...美 국채 금리·달러 동반 상승

기준금리 5회 연속 동결...파월, 9월 금리 인하에 신중함 내비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30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30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으로 30일(현지시각) 뉴욕 시장에서 미국 국채 금리와 달러화가 동반 상승했다.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연 4.25~4.50%로 동결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5회 연속 금리를 유지한 것으로 월가 예상치에 부합하는 결정이었다.

이번 회의에서는 연준위원 12명 중 9명이 금리 동결에 찬성했고, 미셸 보우먼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두 명은 반대표를 던졌다. 이는 1993년 이후 처음으로 두 명의 FOMC 위원이 소수 의견을 제시한 사례로 기록됐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위원은 불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했던 금리 인하 압박은 이번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파월 연준 의장은 여전히 강력한 노동 시장과 목표치를 상회하는 인플레이션에 직면해 인내심을 촉구하면서 9월 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지만, 관세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정책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다.

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관세가 심각한 인플레이션으로 번지지 않도록 정책 결정을 유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9월 FOMC에 대해 "아직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면서 "선제적으로 결정하지 않으며, 향후 두 달간 발표될 물가 및 고용 관련 지표와 기타 다양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전날 63.3%에서 45.2%로 뚝 떨어졌다. 반면, 9월 동결 확률은 하루 전 35.4%에서 54.8%로 상승했다.

미국 국채 시장에서는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7bp 상승했다. 기준물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2bp 상승한 4.37%에 후반 거래됐다. 30년물 수익률은 3bp 오른 4.898%에 거래됐다. 채권 수익률과 가격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네이션와이드의 마크 해킷 수석 시장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투자자들이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덜 확신하게 되면서 국채 가격이 하락 전환했다”면서 “파월 의장은 과거에는 ‘관세가 없을 경우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고 언급했지만, 이번에는 이와 같은 어조를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기준 3.0%로 월가 예상치인 2.3%를 크게 웃돈 점도 채권 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미국 경제는 지난 1분기 -0.5%의 역성장을 기록한 이후 뚜렷한 반등세를 보였다.

견고한 GDP 지표와 9월 금리 인하 기대 약화로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일제히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1.08% 상승하며 99.71로 뛰어올랐다.

달러화는 엔화 대비 2주 만에 최고치인 149.47엔으로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6월23일 이후 최저치인 1.1405달러에 후반 거래됐다. 달러는 한국 원화에 대해서도 뉴욕 시장 후반 1394원대로 상승하며 서울 외환시장 종가(1383.10원) 대비 10원 넘게 급등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