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위기는 확실히 달라지고 있다. 인공지능(AI)·반도체·방산·조선 등 주요 산업의 밸류에이션이 재평가받고 있고, 상법 개정 등 정책 모멘텀과 외국인 자금 유입 등 코스피 반등을 뒷받침할 토대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하지만 그 여정의 중심에 다시금 주목받는 기업이 있다. 바로 부동의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다. 지난 17일 삼성전자 외국인 보유 비율이 50.08%를 기록하며 상징적인 분기점을 넘어섰다. 6월 말 49.64%였던 수치가 불과 3주 만에 50.24%(7월 21일 기준)까지 치솟았다. 삼성전자는 한국 증시의 중심축이자 외국인 자금 흐름의 바로미터다. 특히 7월 들어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2조701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전체 유가증권 시장 외국인 순매수 규모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그 결과 7월 들어 삼성전자 주가는 13.38% 상승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4.53%)을 8.85%포인트나 앞질렀다. 단순한 기술적 반등을 넘어 펀더멘털 개선과 외국인 신뢰 회복이 맞물린 흐름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상반기 반도체 대장주는 단연 SK하이닉스였다. HBM·AI·엔비디아라는 스토리를 등에 업고 주도주 자리를 지켰다. 그사이 삼성전자는 실적 부진과 경영 리스크로 인해 주춤했고, 6월 말 기준 시가총액 비중은 14.53%까지 내려앉았다. 하지만 7월 이후 변화의 조짐은 긍정적이다. 삼성전자가 13% 넘게 오르는 동안 SK하이닉스는 6.68% 하락했다. 특히 골드만삭스가 하이닉스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리면서 하루 만에 8.95% 급락하는 등 시장 기대에 균열이 생겼다.
삼성전자의 반등 흐름에 맞춰 증권가의 시각도 서서히 바뀌고 있다. 7월 21일 키움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8만원에서 8만9000원으로 11.25% 올렸다. 같은 날 흥국증권은 기존 7만5000원에서 7만8000원으로 조정하며 '매수' 의견을 그대로 유지했다. 유안타증권 역시 7월 18일 목표가를 7만7000원으로 높였다. 주가가 먼저 반응하고 리포트가 뒤따라가는 모습이 점차 나타나고 있다. 시장 컨센서스의 전환점이 형성되는 국면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성급한 숫자 추격이 아니다. 삼성전자라는 '변화의 엔진'이 시장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차분히 지켜볼 시간이다. 7만 원, 8만 원 같은 구체적 숫자보다 중요한 건 '그 상승이 한국 증시 전반을 어떻게 이끌어 가느냐'라는 파급효과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가시적으로 회복되면서 국내 증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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