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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김종인, 결별인가? 기다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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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김종인, 결별인가? 기다림인가?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이미지 확대보기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
윤석열 대통령 후보와 김종인 전 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 모시기는 결별인가? 기다림인가? 사실상 결별했지만, 명목상 기다림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왜 이런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까? 양측 모두 결별의 책임을 지기 싫어서일 것이다. 갈등 조정 노력 도중 먼저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사람이 책임을 떠맡기 때문이다.

결별할 때는 최대한 상대를 배려하는 예의를 갖추면 좋다. 이런 모습은 떠나가는 사람뿐만 아니라 함께하는 사람들에게도 자부심을 준다. 정치에서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중소기업 사장께서 이런 고민을 털어놓으셨다. ‘자기 사업을 하겠다고 회사를 떠난 사람이 다시 들어오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생각 같아선 다시 영입하고 싶지만, 평판이 좋지 않아서 망설여집니다.’라고 했다. 그래서 ‘그 사람이 다시 들어오게 되면 관계가 어떻게 될 것으로 예상합니까?’라고 질문하니까 좋지 않을 것 같아서 망설인다고 하셨다. 결국 그의 영입은 구성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으면 보류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영영 다시는 안 볼 것처럼 이별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사람 일은 알 수 없다. 헤어졌던 사람을 다시 만나야만 하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 오늘의 친구가 내일은 적이 될 수도 있고 어제의 적이 오늘은 친구가 될 수도 있다.
끝 인상을 좋게 하면 손해 볼 일이 없다. 만약 누군가와 이별할 생각이 있으면 자신이 감내할 수 있는 시간을 정한 후 끝 인상을 좋게 하기 위한 노력을 해보라. 전혀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런 노력은 이혼하려는 사람의 생각을 멈추게 할 수도 있다.

보내는 사람에게 좋은 끝 인상을 주게 되면 그 사람이 해코지를 막을 수도 있다. 사람들은 친했던 사람의 악평을 신뢰한다. ‘내가 경험해 봤는데!’라고 말하면서 악평하면 아무도 이 말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 진중권 교수가 대표적인 예다. 진보 편에 서 있었던 그가 진보 편에 던지는 뼈를 때리는 악평은 사람들이 믿는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막 퇴사한 사람이 그 회사에 대해 악평하면 사람들은 그 말을 믿는다. 이런 이유로 일부 직장에서는 퇴사하는 사람에게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인다. 심지어는 면접자에게도 좋은 인상을 주려고 한다. 네이버로 회사 이름을 검색하면 그 회사가 홈페이지가 먼저 나오는 것이 아니라. 면접 본 사람의 블로그 악평이 먼저 나오기 때문이다.

직장을 떠나는 사람에 대한 배려는 남아 있는 사람에 대한 배려다. 사람들은 이런 직장에서 일하고 싶어 한다.

앞으로 돌아가 보자. 윤석열 후보는 왜 김종인 전 위원장의 조건인 전권위임 요청을 사실상 거부했으면서도 영입 여지를 남겨 둔 것일까? 김종인 전 위원장으로서는 자신이 제시한 조건의 전면 수용 없이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를 수락하기 어렵겠지만, 윤석열 후보로서 전권을 위임하게 되면 리더로서 자질을 의심받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다. 그런데다가 이 협상의 결렬책임을 떠안고 싶지 않기 때문에 지금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대통령 선거를 마무리하게 될 것이다. 아마도 김종인 전 위원장이 등판시키는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했을 때나 가능할 것이다.

리더는 협상의 기본을 생각해야 한다. 협상이란 내가 원하는 것만 얻는 것이 아니다. 상대가 원하는 것을 먼저 준 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 윈윈 게임이다. 협상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 점을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물론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좋은 끝 인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백번 좋다.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니까.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지속가능한 천년기업의 비밀'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