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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범 칼럼] AI가 넘보는 법률서비스 시장,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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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범 칼럼] AI가 넘보는 법률서비스 시장, 어디까지 왔나

권혁범 에이치비앤파트너스 대표/뉴욕주 변호사이미지 확대보기
권혁범 에이치비앤파트너스 대표/뉴욕주 변호사
최근 들어 ChatGPT와 관련한 기사와 뉴스들로 떠들썩하다. ChatGPT 3.5는 출시 5일 만에 어마어마한 속도로 사용자 100만 명을 돌파했고, 2개월 만에 월간활성이용자수(MAU: Monthly Active Users) 1억 명을 돌파했다. 과거 사용자 100만 명을 돌파하는 데 유튜브 8개월, 인스타그램이 2개월 걸린 것과 비교된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100억 달러를 투자한 이후의 기업가치는 29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2019년에도 10억 달러를 ChatGPT를 운영하는 OpenAI에 투자했고, 향후 검색엔진, Microsoft office 등 다양한 서비스와 접목하며 음성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으로 본격적인 인공지능(AI) 전쟁에 돌입하고 있다.

ChatGPT 등의 생성형 AI는 인간이 구사하는 것과 같은 자연어 대화를 통해 원하는 정보를 수집·분석·요약해 제공하고, 이미지와 비디오 등 시각적 정보도 이해하고 분석해 새로운 이미지·비디오 등의 새로운 데이터의 생성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향후 인간의 지적 능력 수준의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의 출현에 한발 더 다가갔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전기자동차 전문업체인 테슬라처럼 자율 주행 등 특정 분야의 AGI는 어느 정도의 수준에 이르렀고, 완전한 자율 주행에 계속 가까워지고 있다. 우리는 과거 바둑에서 '알파고'의 위력에 경악한 경험이 있고, 2022년에는 네이버 AI 기반 번역기의 도움으로 국내 웹툰을 일본어로 번역해서 한국문학번역상을 수상한 일본인의 이야기가 기사화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몇 년 전부터 변호사, 회계사, 리서치 연구원, 의료 부문 등에서 AI의 발전으로 직업을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들이 있어 왔다.

그렇다면, 지적 능력을 기초로 하는 직업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특히 세밀한 데이터 수집, 분석 능력 또는 계산 능력을 요하는 변호사, 회계사, 변리사, 컨설턴트 등의 직업이 AI로 대체될 것인가?
결론적으로 우리 세대에서 완전한 대체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AI 수준으로는 필요한 정보를 수집 및 제공할 수는 있겠지만, 전략적 방향성 등에 대한 판단 및 결정은 인간의 영역에 머무를 것이다. ChatGPT도 인정하는 현재 AI의 한계는 부정확한 답변의 치명적 오류나 부적절한 요청에 대한 잘못된 가이드 등을 들고 있다. 한동안은 지적인 종합적 최종 판단을 인간에 의지해야 할 것이다. 특히 고도의 법률적 대응 전략 등에 있어서 조치에 대한 다양한 방향성 고려, 예상 파급효과 등 객관적 정보 이외의 복잡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약 860억 개의 뉴런을 가진 인간의 고도의 사고 능력의 산물로서 AI가 대체하는 것은 쉽지 않다. 물론 단편적 분석들을 요하는 부분들은 곧 대체되며 어찌 보면 사람보다 효율적인 보조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상황은 오히려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 등이 법률적 판단의 대상이 되고 있다. 가장 주된 이슈는 저작권(Copyright) 문제다. 이미 미국에서는 2022년 말부터 OpenAI를 비롯해 유사한 회사들을 상대로 해당 AI 검색엔진들이 새로운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문장, 이미지, 코딩 들을 불법적으로 사용한다고 하여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집단소송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그 결과는 생성형 AI의 판도, 즉 방향과 시기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문가들은 생성형 AI가 사기(phishing) 이메일, 바이러스 프로그램 등의 생성을 통해 사이버 안전, 개인정보 보호 등에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결국 인간의 단편적 요청에 대한 답 이외의 다른 관련 부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인간 수준의 AGI를 통해서 극단적인 위험들에 대한 대처가 가능한 시기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ChatGPT 등 생성형 AI의 급성장은 우리가 어떻게 일하고,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해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동시에 향후 인간과 AI가 공존하는 시대를 대비해 인간성을 지키고 발전시켜 더욱 AI와 구분되는 전문성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권혁범 에이치비앤파트너스 대표 / 뉴욕주 변호사

전) 효성 전략본부
전) 에스에너지 그룹 법무 팀장
전) BMW 그룹 코리아 준법감시인
전) 에버온 사업개발총괄
현) ㈜에이치비앤파트너스 대표이사


권혁범 에이치비앤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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