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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물꼬 튼 한·일 경제협력, 말로만 그쳐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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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물꼬 튼 한·일 경제협력, 말로만 그쳐선 안돼

김정희 산업부 기자
김정희 산업부 기자
지난 8일 전국경제인연합회·대한상공회의소·한국무역협회 등 국내 6단체장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났다. 3월 전경련과 게이단렌(일본경제인단체연합회) 주최로 열린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이후 두 번째이자, 약 2달 만에 이뤄진 한·일 경제인 만남이었다.

연이은 만남에 기대가 모이는 것은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가는 반도체·자동차·배터리 산업에 대한 경제협력 가능성이다. 원래 한·일 간 경제협력은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였다. 일본은 한국의 주요 수출 국가 순위에서 중국·미국에 이어 3위였다.
또 교역이 시작된 이후 지속적으로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은 구조를 띠고 있었다. 한국의 주요 대외 수출품인 전자제품·자동차·기계 등의 상당수 제품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부품을 일본에서 수입했다. 하지만 지난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해 한·일 관계는 얼어붙었다.

지금 세계는 미·중 무역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불안정하다. 미국이 시행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인한 공급망 다변화도 시급한 문제다. 그래서 한·일 경제협력이 여느 때보다 더 중요해졌다. 공급망 다변화 등 다양한 산업 부문에서 큰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일본 자동차 업체 혼다가 미국에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짓기로 결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분위기는 좋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지난 8일 기자와 만나 "원만한 거래가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 좋은 관계 유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서로의 이익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하지만 두 번의 회담으로 한·일 양국 간 경제협력에 큰 결실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처음부터 큰 목표를 바랄 수는 없다. 그럼에도 양국 정치인·기업인들은 이 좋은 분위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기회가 왔을 때 노를 힘껏 저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행동이 필요하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