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유통칼럼] 윤석열 정부 한·미·일 외교전략, 단상(斷想)

공유
0

[유통칼럼] 윤석열 정부 한·미·일 외교전략, 단상(斷想)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
미국과 중국 간의 “세계 경찰국가”를 건 패권전쟁은 정치·군사·경제 등 전 분야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자본주의·공산주의를 근간으로 하여, 국가 통치방식과 운영시스템 등 대결환경에서 애초부터 엄청난 차이를 두면서, 각 나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의 공격적인 해양정책과 해군·공군력 증강은 경찰국가인 미국의 존재를 위협하고 있다. 일대일로 전략으로 유럽과 연결하고 대만해협을 위협하는 등 대륙의 정체성에서 벗어나, 대륙-해양복합국가 위상 확립하려는 중국과 이를 저지하는 미국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중국은 과거 경제·군사처럼 특정 영역에서 미국에 도전했던 강대국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중국은 제조업에서 시작하여 IT, 첨단기술, 4차 산업혁명, 생명공학, 금융 등에서 성장했고, 매년 엄청난 군사비 투자로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등지에서 미국과 자웅을 겨루고 있다.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미국은 일정 부분 이상은 기업과 개인에게 손해를 끼칠 수는 없지만, 중국은 공익의 명분으로 정부가 개인과 기업에 명령·조치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에 도전하는 강대국에 한해서는 과거 소련과 일본에서 보듯, 선을 넘으면 응징한다.

미·중 밀월의 '차이 아메리카 시대'가 끝나며, 한국에도 '선택과 집중'을 강요하고 있다. 미국은 안마당인 태평양질서를 위협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에 이어 한국을 도우면서, 우군이 되길 원하고 있다. 한국은 희생양이 될 수도 있지만, 기회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미국 국빈방문차 미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한·미동맹은 자유, 인권, 민주주의라는 보편적 가치로 맺어진 가치 동맹이다."라고 유창한 영어로 연설했다. 23번의 기립박수가 터진 43분간의 연설은 퍼포먼스를 넘어, 한미간의 공감대를 보여주었다.

윤석열 정부는 작년 2월 불편한 한일관계에서 5년 만에 한·미·일 외교장관이 모여, 기존 북한 대응에서 '동맹·중국 견제 강화'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는 북·중·러 대륙세력의 결집을 보면서, 한·미·일 해양세력들이 함께 공조하여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전략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중국은 커다란 대국의 시장으로 보이면서, 목을 매면서 끌려다녔다. 기술적 우위를 높이는 전략보다는, 경제의존도는 계속 높이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중국은 안보·경제에 대해, 동등한 우호적인 협력관계보다는, 한국을 만만하게 대하는 사례들이 많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미 간의 확장억제 강화방안이 담긴 '워싱턴선언'이 한·미·일 간 협력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의 자유와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일본의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추진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미국은 혈맹의 상호 방위조약 관계이며, 일본은 가깝고도 먼 이웃이다. 고대사는 일본이 한반도에 신세를 졌고, 현대사는 한국이 신세를 졌다. 국정 지지도가 낮은 윤석열 대통령이 과거사와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를 넘어, 일본 집권 자민당에서 지분이 약한 기시다 총리와 손을 잡고 경제·안보 협력에 합의한 것은 통 큰 결단이다.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이라는 두 대륙이 충돌하여 형성된 매우 특이한 지역으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강대국들이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치는 절충지대다. 이들 4대 국가는 세계열강의 패권 다툼에서 "유라시아 대륙세력과 서방 해양세력 간의 충돌지점"에 있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한·미·일 3각 공조의 틀을 외교·안보의 주요 축으로 삼을 공산이 크다. 미·중 관계는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 갈 조짐이다. 한·중, 남북 관계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북한은 중국의 일대일로 태평양전략에 편승하여 존재감을 더하려 한다. 한국은 대중국 공급망 협력과 북핵 이슈 등 글로벌 국가전략에서 공간적인 한계점과 명분들이 축소될 수 있다.

고 이어령 교수는 한국은 "대륙이냐 해양이냐"는 '양자택일'을 탈(脫) 코드화하여, 양자병합으로 가는 창조적 해법을 구축하는 길이다"라고 했다. 고 함석헌 선생은 변화되는 역사에서 "한반도 중심론"과 "씨알의 역할론"을 주창하셨다. 정부는 부국강병(富國强兵)을 전제로, 한·중·일 대결구조에서 벗어나, 합리적 대화 채널과 평화와 생명의 협력방안을 찾아야 한다.


임실근 (사)한국스마트유통물류연구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