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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상저하고’와 ‘상저중저하고’ 경제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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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사설] ‘상저하고’와 ‘상저중저하고’ 경제 전망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는 올해 경제를 ‘상저하고(上低下高)’라고 했다. 상반기에는 경기가 나빴다가 하반기에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국민은 하반기가 두 달이 지나도록 좋아진 것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되레 실질소득이 줄었을 뿐이다. 그런데도 ‘상저하고’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국회에서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2배 정도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는 게 모든 기관의 대체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그래서 ‘상저하고’라는 얘기일 것이다. 추 부총리는 의원 연찬회에서는 “터널의 끝이 멀지 않았다”고도 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가 상반기에 0.9%, 하반기에는 2%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반기보다 하반기 성장률이 높으면 ‘상저하고’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하반기 성장률이 그런 정도로 높아진다고 ‘하고’로 규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다. 연간으로는 여전히 1%대 ‘저성장’에 그치기 때문이다. 오히려 경기침체가 걱정될 상황이다.

게다가 대외 환경도 껄끄러워지고 있다.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를 의미하는 이른바 ‘리오프닝’은 물 건너가고, 대형 부동산업체인 비구이위안과 헝다그룹 등에서 비롯된 위기가 심상치 않다. 정부가 ‘중국 경제 상황반’을 설치, 주시할 정도다.

그런데 ‘상저하고’ 전망은 지난 2012년에도 있었다. 박재완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의 전망이다.

그때도 하반기 경제가 지지부진했다. 박 장관은 그러자 ‘상저중저하고(上低中低下高)’라고 말을 바꿨다. ‘중저’를 끼워 넣으면서 4분기를 기대한 것이다.
지금은 그런 임기응변도 생략하고 초지일관 ‘상저하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