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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글로벌 반도체 리쇼어링 ‘속도전’, 관망만 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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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글로벌 반도체 리쇼어링 ‘속도전’, 관망만 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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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계속된 글로벌 공급망 이슈와 갈수록 심화하는 미·중 반도체 패권 다툼으로 인해 세계 각국의 ‘반도체 리쇼어링’이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 집권 이후 대규모 정부 보조금과 각종 세제 혜택을 앞세워 국내외 반도체 기업들의 신규 공장을 적극 유치했다. 이미 인텔이 신규 공장 2곳을 짓고 있고, 파운드리 1위 TSMC와 2위 기업인 삼성전자도 이르면 2025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현지 공장을 건설 중이다.
대만은 더욱 적극적이다. TSMC는 미국과 일본·독일 등 해외 신규 공장을 세우는 와중에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남부 가오슝 지역과 중부 타이중 지역에 1~2나노급 반도체 공장 신설 계획을 밝혔다. 이들 신규 공장은 이르면 2025~2027년 가동 및 양산을 시작할 전망이다.

우리도 가만히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은 지난해 평택캠퍼스 신규 라인 증설과 더불어 정부 지원 속에 경기도 용인에 300조원을 들여 첨단 반도체 공장 5곳을 신설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문제는 ‘시간’과 ‘열의’다. 미국과 일본·대만 등의 신규 반도체 공장들은 빠르면 2년 내인 2025년부터 완공 및 첨단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어떻게든 자국 내 반도체 공급망을 서둘러 확보하겠다는 절박함이 느껴진다.

반면, 삼성의 용인캠퍼스는 총 20년에 걸쳐 2042년까지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경쟁자들에 비해 너무 느긋하다. 이러한 속도라면 파운드리 분야에서 TSMC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모양새다. 특히 메모리·디스플레이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도 무시할 수 없다.

이제 반도체는 각종 기술 산업의 단순 부품에서 벗어나 ‘전략 자원’으로 취급되기 시작했다. 급변하는 국제 정세와 지정학적 위기가 언제, 어떠한 공급망 위기를 불러올지 예측도 쉽지 않다.

우리 정부와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흐름’에 휩쓸리고 뒤처지지 않도록 경각심을 갖고 국내 반도체 신규 투자 및 설비 증설에 더욱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