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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가왕 조용필의 '비련'이 만든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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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가왕 조용필의 '비련'이 만든 기적

한대규 국민의힘 4차산업혁명 특별위원장(전 한전 책임교수)
한대규 국민의힘 4차산업혁명 특별위원장(전 한전 책임교수)
일본 열도에 '욘사마 신드롬'을 일으키고, 남이섬을 유명 관광지로 만든 '겨울연가'는 NHK에서 두 번이나 재방송되었다. 한류스타 배용준과 최지우는 고교 시절 사귀다 헤어진 후 극적으로 재회해 사랑에 빠지는 눈물의 순애보 주인공이다. 말기암으로 1개월 시한부 생명을 선고 받고 생의 이별을 준비 중인 한 일본 중년 여성은 겨울연가를 매일 보고 의학계가 놀란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그 이후 필자의 칼럼 '가왕 조용필의 무서운 자기 변신' 기고 이후 8년 만에 가왕의 매니저와 얼마 전 심야에 막걸리 한 잔 하면서 들었던 눈물의 제2탄 스토리는 이렇다. 가왕이 4집을 발매한 후 어느날 한 요양병원 원장에게서 매니저를 통해 연락이 왔다. 자신의 병원에 14세 지체장애 여자아이가 '비련'을 듣더니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무려 입원 8년 만에 기적같은 반응으로 처음 감정을 나타내었다. 이 사실이 가족에게 전달되었고, 가족은 병원장을 통해 "사례비는 원하는 만큼 드릴테니 가왕이 직접 와서 비련을 불러줄 수 없겠느냐?"고 부탁을 했다.
당시 가왕은 밤무대에서 한 곡을 부르면 지금 돈으로 4000만 원 정도를 받았다. 그런데 매니저가 이 얘기를 했더니 가왕은 곧바로 병원으로 달려갔다고 한다. 그날 출연 행사가 4곳이나 있었는데, 모두 취소하고 위약금을 물어주고 결정한 행동이었다. 갑자기 도착한 가왕을 마주치고 병원 사람들과 환자의 가족이 놀란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가왕은 사연 속의 소녀를 찾았다. 소녀는 아무 표정 없이 멍하니 있었는데 기적은 이때부터 시작되었다. 가왕이 소녀의 손을 잡고 '비련'을 부르자 무표정이던 그 소녀가 펑펑 운 것이었다. 소녀의 부모와 주위의 사람들까지도 울음바다였다.

가왕이 소녀를 안아주고 싸인한 CD를 주고서 차에 타려는데, 소녀 엄마가 "사례비는 얼마를 어디로 보내 드리면 되느냐?"고 물었고, 이에 가왕은 "따님 눈물이 제 평생 벌었던 돈보다 더 비쌉니다"라고 하면서 정중히 거절했다고 한다. 감동의 물결이 밀려오는 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세상에는 가왕 뿐만 아니라 가슴 따뜻한 사람이 더 많다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

소녀가 가왕이 준 '비련' CD를 매일 들어 눈물의 치료를 마치고 퇴원하여 부모곁으로 하루 빨리 돌아가기를 기원하면서 마지막 잔을 단숨에 들이키고 귀가했다.

"기도하는 사랑의 손길로 떨리는 그대를 안고~ 포옹하는 가슴과 가슴이 전하는 사랑의 손길~ 돌고 도는 계절의 바람 속에서 이별하는 시련의 돌을 던지네~ 아, 눈물은 두 뺨에 흐르고 그대의 입술을 깨무네~ 용서하오 밀리는 파도를 물새에게 물어보리라~ 몰아치는 비바람을 철새에게 물어보리라."


한대규 국민의힘 4차산업혁명 특별위원장(전 한전 책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