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축과 인테리어 분야에서 일하며 깨달은 것이 있다. 훌륭한 공간을 만드는 일은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것과 같다는 점이다. 건축가와 디자이너, 시공팀, 그리고 고객서비스팀까지 각자의 전문성을 가진 연주자들이 완벽한 하모니를 이뤄내야 한다.
우리 회사의 한 베테랑 프로젝트 매니저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수년 전 한 백화점 고객라운지 프로젝트에서 있었던 일이다. 영업 중인 공간에서의 공사라 모두가 오픈일까지 마음을 졸였다고 한다. 그런데 밤을 새운 현장 막내 기사가 준공청소팀에게 침착하게 마무리 작업을 지시하는 모습을 보며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진정한 인테리어란 '신뢰'를 만드는 일이라는 것을. 이는 우리 회사의 핵심 가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완공한 넥슨과 토스의 사례가 이러한 우리의 접근방식을 보여준다. 같은 IT 기업이지만, 각각의 기업문화와 '니즈'는 전혀 달랐다. 같은 곡을 연주하더라도 각기 다른 해석이 필요한 것처럼, 우리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각 기업만의 고유한 '선율'을 찾아낸다. 넥슨의 경우, 창의적인 게임 개발 문화를 반영한 자유로운 공간 구성이 필요했다. 토스는 핀테크 기업다운 효율적이고 스마트한 업무 환경이 중요했다.
과거에는 '멋있게 보이는 것'이 성공의 척도였다. 이제는 '효율적으로 작동하는가'가 핵심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우리는 '프리콘(Pre-Construction)'을 도입했다. 건축주의 요구사항부터 부동산 투자, 개발 자문, 임대차 전략까지 모든 요소를 미리 검토하고 조율한다. 마치 공연 전 악기를 조율하고 리허설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도 우리의 장점이다. 수천 건의 프로젝트 경험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공간 활용도부터 비용 최적화까지 과학적으로 접근한다. 예를 들어, 업종별 적정 임대료 산정이나 공간 효율성 분석 등을 통해 고객사의 의사결정을 돕는다.
진정한 차별점은 '공연이 끝난 후'에 있다. 12명의 전담 고객서비스팀이 준공 이후까지 책임지며, 3년 연속 고객만족도 4.93점(5점 만점)을 유지하고 있다. 고객의 불편사항을 데이터화하고, 첫 접수부터 해결까지 원스톱으로 관리한다. 인테리어는 '완공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력은 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에만 100여 개의 신규 프로젝트를 수주했으며, 재계약률은 85%에 달한다. 특히 스타트업과 테크 기업들 사이에서 높은 신뢰를 얻고 있는데, 이는 우리의 데이터 기반 접근방식이 이들의 혁신적인 기업문화와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우리는 전문성과 신뢰라는 두 개의 축을 바탕으로, 고객 니즈에 맞는 최적의 '공간 하모니'를 만들어낼 것이다. '보통의 인재로 최고의 성과를 창출하자'는 철학으로, 각 분야 전문가들의 협업을 통해 개선된 미래의 공간을 그려나가는 것, 그것이 우리의 가치이자, 목표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