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5조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5년 사이 18배나 늘어난 수치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 중 96%가 미국으로 빠져나갔다.
미국 주식에 대한 기대수익이 올라간데다 투자 접근성도 크게 개선된 결과다. 일반 투자자의 미국 증시 거래 대금은 최근 국내 거래의 25% 수준이다.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가 국내 증시 대비 수익과 위험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국내 상장 기업의 실적 대비 주식 가치는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낮은 사상 최저 수준이다. 게다가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국내 증시는 전례 없는 저평가 상태다.
앞으로도 미국 증시 열풍을 막기 힘든 구조다. 미국과 인도의 PER은 20배를 훌쩍 넘는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5.3배다.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 이후 S&P500지수는 4.64% 상승했고, 일본도 2.58% 올랐다. 같은 기간 3.2% 하락한 한국 코스피와 대조적이다.
투자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1조3000억원 규모의 외화증권 수탁수수료를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배터리·자동차·철강 등 대형주의 주가 부진 여파다. 국내 대표 주식으로 꼽히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불황의 늪에 빠진 것도 악재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8조원으로 3분기의 9조1000억원에도 못 미칠 것이란 게 증권사들의 분석이다. 국내 상장사의 주당순이익 예상 증가율은 내년 22%로 주요국 증시 중 가장 높다.
외국 증시와 암호화폐 시장으로 떠난 투자자들을 되돌아오게 할 대책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