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일을 하루 늘리면 대체로 소비지출도 함께 늘어나기 마련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서 추산한 대체공휴일 하루 소비 효과는 2023년 기준 2조4000억원 정도다.
취업자 2809만 명이 하루 쉬면서 8만원을 소비하는 경우를 가정한 수치다. 음식점과 숙박업소 9000억원, 운송 서비스 6300억원, 예술·스포츠 분야에 6100억원 등이다.
임시공휴일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유행 시기인 2015년 8월 14일 부활한 후 7번째를 맞는다. 2016년 어린이날 다음 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고, 2017년에는 10월 2일 징검다리 공휴일을 만들어 10일간 장기 연휴를 만들었다.
이번에는 내란 사태로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살리는 게 명분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했다. 카드 대란 사태가 벌어진 2003년의 마이너스 3.1%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고환율과 기후변화로 인한 고물가 압력과 함께 경제 불안으로 인한 소비심리도 가라앉은 결과다. 지난해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88.4로 한 달 전보다 12.3p나 하락했다. 코로나 유행기인 2020년 3월 이후 최대 폭이다.
이번에도 연휴로 위축되는 국내 소비를 살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긴 연휴가 오히려 해외여행 수요만 늘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영세업체나 비정규직 등 저소득층은 연휴 소비를 늘릴 여력도 없다. 정부의 설 명절 대책은 소상공인과 성수품 공급을 소폭 늘리는 수준이다.
성수품 물가 잡기에도 벅차 보인다. 생산 차질까지 고려한 임시공휴일 종합대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