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만 상품전략연구소장

최근 무디스는 프랑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Aa3'으로 강등했다. 지난해말 프랑스 하원에서 정부 불신임안이 통과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세 번째 총리 교체를 단행하며 프랑수아 바이루를 새 총리로 임명했다. 이는 정치·경제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었지만, 해결책으로 효과는 의문을 남겼다.
프랑스 갈등은 18세기 말 대혁명 분위기
현재 프랑스는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과 정치적 갈등에 직면해 있다. 2023년 기준 국가 부채는 GDP의 110%를 넘어섰다. 물가 상승과 실업률 증가는 국민들의 불만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정부의 경제 정책은 급진적인 개혁을 요구하는 여론과 마주하며 정치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대혁명 당시 민중의 분노는 경제적 불평등과 세금 문제에서 비롯됐다. 그로 인해 왕정이 붕괴하고 새로운 질서가 등장했다. 오늘날의 프랑스 역시 경제적 불평등과 세금 문제, 그리고 물가 상승으로 불만이 커지고 있다. 대혁명이 남긴 교훈은 정치적 안정과 경제적 개혁의 필요성이다. 당시 혁명은 많은 희생을 동반했지만, 새로운 질서를 수립했다. 현재 프랑스는 급진적인 해결책보다는 실효성 있고 지속 가능한 개혁을 통해 안정과 번영을 추구해야 한다.
프랑스의 정치적 불안은 국민의 경제적 어려움과 정부 신뢰도 하락에서 비롯된다. 특히 물가 상승과 실업 문제는 민심의 핵심이다. 62년 만에 정부 불신임안이 통과되며 마크롱 정부는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2024년 12월 5일, 프랑스 하원은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이 발의한 불신임안을 331표로 통과시키며 미셸 바르니에 내각이 붕괴됐다. 극우 정당 또한 이를 지지했다.
정치적 갈등은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더욱 심화되었다. 좌파는 사회복지 축소를, 우파는 이민 정책과 민생 문제를 비판하며 정부를 압박했다. 주요 언론은 이를 '정치의 실패'로 규정하며, 민주적 절차 무시에 대한 경고를 보냈다. 마크롱 대통령과 정부의 신뢰도는 최근 수십 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바이루 총리는 화해와 국민 통합을 강조하며 정치적 신뢰 회복과 경제 회생이라는 과제를 맡았다. 하지만 여소야대 상황에서 주요 개혁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심각한 위기 혁신으로 돌파해야
프랑스의 경제는 현재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2023년 재정적자가 GDP의 5.5%로 EU 기준치인 3%를 초과했다. 공공 부채는 GDP의 110.6%에 달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112.4%, 2025년에는 113.8%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프랑스의 GDP 성장률은 1.1%로 비교적 안정적이었지만, 생산비 상승과 기업 파산의 증가로 구조적 문제에 직면했다.
프랑스의 정치적, 경제적 성장은 나폴레옹의 개혁과 산업화 덕분에 가능했다. 19세기 초 중앙집권적인 국가 체제가 경제 성장을 이끌었고, 제3공화국 이후 민주주의와 경제적 자유가 뿌리내리며 프랑스는 세계 경제 강국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제 프랑스는 21세기 대혁명의 도전이라는 새로운 위기에 직면해 있다.
2023년에는 약 6만5000개 기업이 파산할 것으로 예상되며, 투자 부진과 경기 둔화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혼란은 경제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OECD는 프랑스가 2025년부터 물가 안정과 글로벌 수요 개선에 따라 점진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구조적 개혁의 필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프랑스의 정치 상황은 갈등과 혼란 속에 빠져 있다. 마크롱 정부는 계속해서 반대파와 충돌하고 있으며, 여소야대 상황에서 정부의 개혁 추진은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좌파와 극우 연합은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정부를 압박하고, 정치적 불신임안도 통과됐다. 이러한 정치적 불안정은 정부의 경제 정책을 실행하는 데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 국민들의 불만과 정치적 갈등은 정부의 신뢰도를 하락시키고 있으며, 프랑스는 경제와 정치에서 모두 중요한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정치적 불안정은 경제 정책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유로존 경제 둔화 속에서 프랑스는 노동시장 개혁과 연금제도 개혁을 포함한 대대적인 경제 재편이 시급하다. 또한 공공 재정 적자를 줄이고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잃을 위험이 크다.
2023년 프랑스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3%로 상승했다. 이는 재정적자와 증세 논란, 예산 긴축에 따른 정치권 반발에서 비롯된 것이다. 안정적인 정치 시스템과 경제 혁신이 없다면, 프랑스는 글로벌 신뢰도 하락과 경기 침체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한국의 경험, 프랑스에 주는 교훈
프랑스가 직면한 정치와 경제 문제는 단기적인 처방으로 해결될 수 없다. 대혁명이 보여준 교훈처럼, 정치적 신뢰와 경제적 혁신은 시간이 걸리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국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장기적인 비전과 개혁을 통해 경제적 안정을 이끌어야 한다. 또 대혁명처럼 과도한 이념적 갈등이나 급진적 변화보다는 협력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정치적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디지털 전환과 혁신 정책은 프랑스가 경제 회복과 성장 전략에 적용할 수 있는 본보기다. 프랑스의 정치와 경제 위기는 안정적이고 협력적인 시스템의 중요성을 상기시킨다. 프랑스가 단기적인 경제 안정과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적 개혁을 동시에 추진할 때, 한국의 경험은 중요한 참고점이 될 것이다.
임광복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