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9%다. 지난해 12월 이후 2%대 상승률을 기록하던 게 1%대로 하락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가공식품 등 먹거리 물가는 여전히 고공 행진 중이다.
특히 가공식품은 지난달 4.1%나 올랐다. 이게 전체 물가를 0.35%P 끌어올린 셈이다. 외식 물가 상승률은 3.2%로 4월과 같았는데 지난해 3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특히 축산물과 수산물의 가격 상승 폭은 6%대다. 식품업계의 잇속 챙기기 탓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 5월 세계 식량 가격지수는 127.7로 전달보다 0.8% 하락했다. 팜유·대두류 등 유지류 가격지수는 전달 대비 3.7%나 떨어진 상태다. 설탕 가격지수는 한 달 새 2.6% 내렸고, 곡물 가격 하락 폭도 1.8%에 이른다.
글로벌 경기 전망이 불확실한 데다 식음료 산업 수요도 위축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닭고기는 브라질 조류인플루엔자 영향으로 수입을 중단하는 바람에 발생한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밀 등 국제 곡물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국내 필수 먹거리 가격은 상승세다. 빵과 생수·고추장의 상승률은 6%대다. 아이스크림과 유산균·냉동식품·어묵·라면은 각각 5% 올랐다. 이어 케이크·스낵·과자·즉석식품 등도 4% 안팎으로 오르는 바람에 저소득층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1분기 소득 하위 20% 가구의 경우 월평균 소득은 114만 원으로 1.5% 감소했다.
계엄사태 직전인 지난해 11월 대비 물가지수가 상승한 품목은 53개로 전체의 72%다. 가격이 많이 오른 품목은 초콜릿(10.4%)·커피(8.2%)·양념소스(7%) 등이다. 5월 가공식품 물가의 전달 대비 상승률은 4.1%로 계엄사태 이전 1.3%의 세 배를 웃돈다.
식품기업의 제품 가격 인상이 탄핵 정국의 혼란기인 연초부터 본격화됐다는 의미다. 민생 회복을 위해서는 먹거리 물가부터 안정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거센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