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음란물은 크게 상업적 포르노와 피해자를 촬영 대상으로 하는 성착취물로 구분된다. 성착취물은 제작·유포·구매·소지 등 일체의 행위가 금지되며, 피해자가 ‘성인’인지 ‘아동·청소년’인지에 따라 적용 법률이 달라진다.
성인 피해자를 촬영한 영상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이하 성폭력처벌법)상 “불법촬영물”에 해당하고, 아동·청소년 피해자를 촬영한 영상은 아동·청소년성보호에관한법률(=이하 청소년성보호법)상 “아동·청소년성착취물”로 규율된다. 현행 법률은 성인 피해자의 영상에 대해서는 “성착취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지만, 규제 취지와 처벌 구조는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한편 우리 법체계에서 음란물의 유포는 그 종류를 불문하고 언제나 처벌 된다. 불법촬영물의 유포에는 성폭력처벌법이 적용되고,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의 유포에는 청소년성보호법이 적용되며, 상업적 음란물의 유포에는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유포죄가 적용된다. 특히 포인트 획득이나 경제적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불법촬영물이나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업로드한 경우에는 ‘영리목적 유포’로 평가되어, 각각 3년 이상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된다.
최근 문제가 된 AVMOV 사이트 사건 역시 이러한 법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수사의 핵심은 결제 여부나 포인트 사용 방식이 아니라, 이용자가 구매·소지·시청한 영상의 성격이 무엇인지에 달려 있다.
AVMOV 사이트는 회원가입을 해야 게시글과 영상에 접근할 수 있고, 대부분의 영상은 포인트를 사용해야 열람이 가능했다. 이용자들은 유료 결제를 통해 포인트를 구매하거나, 무료 포인트를 취득하여 영상을 열람·다운로드하였고, 일부 영상의 경우에는 포인트조차 필요 없이 누구나 시청할 수 있는 구조였다.
일반적으로 영상 하나를 열람하거나 다운로드하기 위해서는 수백에서 수천 포인트가 필요했는데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금전 결제였다. 이 중 코인구매대행업체를 통한 가상화폐 결제가 주요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시중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음란물에 비해 최신 또는 희귀한 불법촬영물이나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의 경우 접근 비용이 훨씬 높았다. 구하기 어렵고 수위가 높으며 불법성이 클수록 일종의 위험 프리미엄이 붙는 유통 구조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수사 및 처벌 여부를 좌우하는 기준은 결제 방식이나 포인트 사용 여부가 아니라, 해당 영상이 불법촬영물 또는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설령 서비스 제공 차원에서 무료 시청이 가능하도록 설정되어 있었다 할지라도, 그 영상이 불법촬영물이나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한다면 다운로드 및 시청 행위는 동일하게 촬영물 범죄로 평가된다.
유사한 음란물 사이트 사건은 과거에도 반복되어 왔고, 그때마다 이용자들은 극심한 불안과 혼란을 겪어 왔다. 그러나 AVMOV 사건은 기존 사건들과 구조적으로 상이하며, 사건화 가능성 및 수사 개시와 진행 범위에 있어서도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이 사건의 발단은 단순한 외부 해킹이나 추적이 아니라, 운영자들 간의 내분이 계기가 되어 대규모 내부 제보로 이어졌고, 그 결과 수사기관은 IP 기록, 다운로드 이력, 결제 및 계좌 정보, 댓글 작성 내역, 포인트 적립 경로 등 서버 핵심 자료를 이미 상당 부분 확보한 상태이다.
이처럼 혐의 특정과 입증에 필요한 핵심 증거가 상당 부분 갖추어진 상황이라면,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사실상 준비가 끝난 상태에 가깝고 관련자 전원에 대한 수사가 개시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대상자가 많아 수사에 시간이 걸릴 수는 있으나, 이는 속도의 문제일 뿐이라는 점을 냉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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